'초비상' 타이어 3사···생존법 마련 시급

2025-04-07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국내 타이어 업체 부담이 8300억 가량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와 함께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며 '고율 관세' 여파가 타이어 산업 전반에까지 확산했다. 가격 경쟁력 상실 우려에 공급 차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타이어 업계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25%의 자동차 관세를 발효했다. 엔진과 변속기, 파워트레인과 타이어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도 동일한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미국을 핵심 시장으로 두고 있는 국내 타이어 제조사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는 관세 영향을 평가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타이어 3사의 지난해 북미지역 매출은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전체 매출의 30% 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회사별로 한국타이어는 전체 매출 9조4119억원의 24%인 2조2000억원, 금호타이어는 4조5381억원의 30%인 1조3800억원의 매출이 북미지역에서 발생했다. 넥센타이어는 전체(2조8479억원)의 24% 수준인 6800억원을 이 지역에서 기록했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북미지역 수요의 약 40%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대부분 수출로 수요에 대응 중이다. 즉 25% 관세가 적용되는 3사의 매출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약 3조3000억원 수준으로, 관세 부과 시 8300억원 가량 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타이어 3사가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현지 생산량을 제외한 나머지 60%를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금호타이어는 대미 수출의 95%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만일 한국 기업이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한 타이어에 상호관세가 적용돼 아세안 국가 수준인 최대 46%까지 오를 경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연간 최대 20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비용이 높아지면 결국 소비자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고,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타이어 업계는 생산 전략 다변화를 검토하며 대응하겠단 입장이다. 한국타이어는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선다. 테네시주 공장의 증설을 마무리해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린단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연 550만개 수준의 생산 규모를 1200만개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생산 모델도 현재 승용차 타이어에서 미국 내 수요가 많은 트럭과 버스 등으로 확대한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연간 330만개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현재 유럽에 신공장 건립을 추진 중인 만큼 조지아 공장 증설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대신 8곳의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활용해 물량을 재배치 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단 방침이다.

현지 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관세 적용 전 최대한 많은 물량을 미국으로 보냈으나 향후 수익성을 고려해 유럽과 중국 등 대체 시장을 선제 공략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유럽 시장 공략도 검토한다. 유럽은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보급률이 높아 고인치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타이어 3사는 지난해 유럽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고인치·전기차 타이어의 판매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는 2027년까지 헝가리 공장 증설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금호타이어는 폴란드와 포르투갈, 세르비아 등을 후보지로 두고 신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넥센타이어도 체코 공장 생산량을 확대해 유럽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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