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홈쇼핑, 특정기업 한 곳에 연간 234회 방송 몰아줘... 동종업계 대비 20배

2024-10-25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실 조사 결과

주방용품 A사, 작년 편성횟수 234회

A사 제외 주방용품 23개사, 208회 편성

A사 편성시간, 다른 경쟁사 '총합'보다 많아

A사, 연예인 내세운 주방용품 유명 브랜드

대규모 자료 누락 등 혐의로 '감사의견 거절'

NS홈쇼핑 "법적으로 문제 없다... 정상 판매 중"

NS홈쇼핑이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인 특정 입점업체(이하 A사)에 '판매 방송 프로그램(PGM)' 편성횟수를 동종업체 대비 20배 넘게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A사는 올해 3월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약 200억원대 재고자산 자료 누락, 1600억원대 해외 매출 자료 근거 미비, 중국 특수이해관계법인 대표에 대한 가공의 급여 지급 등을 이유로 감사거절 통보를 받았다. A사는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국내 5대 홈쇼핑에서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주방용품 기업이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실에 따르면, 2023년 연간 기준 NS홈쇼핑이 주방용품 입점업체 24곳 중 A사 한 곳에 부여한 '판매 방송 프로그램'(PGM) 편성횟수는 총 234회였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주방용품 기업 23곳은 모두 합쳐 208회의 편성기회를 부여받았다. 주방용품 입접업체 한 곳당 연간 PGM 편성횟수를 비교할 때 무려 20배 넘게 차이가 났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분당 편성시간으로 환산하면, '13,985분(23곳 전체) : 14,449분(A사 단독)'이다. A사 한곳을 위해 NS홈쇼핑이 부여한 PGM 시간이 전체 주방용품 23곳의 총합보다 많았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유지됐다.

올해 1~8월까지 NS홈쇼핑이 A사 한곳에 배정한 PGM 편성횟수는 142회(편성시간 10,418분)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다른 주방용품 18개사에 제공된 편성횟수는 126회(편성시간 7,535분)에 그쳤다. 편성횟수와 편성시간 모두 A사에게 특혜가 주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 우려되는 점은 <시장경제> 취재로 A사의 회계 분식 의혹과 외부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NS홈쇼핑의 A사 몰아주기는 계속됐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홈쇼핑은 <시장경제> 취재를 전후로 A사 브랜드 판매 방송을 중단했거나 그 횟수를 줄였다.

교차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A사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 사실은 이미 올해 초 업계에 널리 퍼졌다. 홈쇼핑 업계에 오랜기간 종사한 B는 "A사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는 사실을 4월 초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은 다른 홈쇼핑 관계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C홈쇼핑 관계자 D는 "A사의 감사의견 거절 통보 사실을 올해 4월 알았다"며 "만약의 리스크에 대비해 채무이행보증보험 증권 금액을 증액했다"고 답했다.

반면 NS홈쇼핑 관계자는 기자에게 "시장경제 취재 전까지 A사의 감사의견 거절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 뒤에도 PGM 편성을 계속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소기업 판로 촉진이라는 홈쇼핑 본래 설립 취지를 고려했고, 판매 제품에는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A사의 감사의견 거절 사실은 올해 3월 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DART)을 포함한 각종 기업정보 사이트 등에 공시됐다.

☞ 관련기사 : 2천억 매출 프라이팬社 분식 의혹... NS홈쇼핑, 알고도 '배짱 판매'

그 사이, NS홈쇼핑은 올해 1~8월 A사로부터 약 106억9300만원을 벌어들였다. A사가 PGM 할당 대가로 1분당 102만6417만원의 정액방송 수수료를 지급한 결과다. 같은 기간 A사도 NS홈쇼핑을 통해서만 3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A사는 지난해에도 164억3700만원 상당의 '정액방송' 수수료를 NS홈쇼핑에 지급했다. NS홈쇼핑 연간 매출(5,977억원)의 2.7%에 해당하는 액수다. 1분당 정액방송 수수료는 113만7591원이었다. A사가 NS홈쇼핑을 통해 올린 지난해 매출은 600억원에 달했다.

홈쇼핑사는 특정 시간대 PGM을 입점업체에 돈을 받고 판매할 수 있다. 입점업체가 대금을 지급하고 구입한 PGM을 정액방송이라고 한다. 그 비용은 요일과 시간 대에 따라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넘기기도 한다.

이해민 의원실 자료를 보면, A사는 1분당 100만원이 넘는 돈을 내고 NS홈쇼핑의 주방용품 부문 정액방송을 대거 사들였다. 특정 기업 한 곳이 정액방송을 사실상 싹쓸이하면서 동종 입점업체들의 PGM 노출 빈도는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위 편성횟수와 편성시간 비교자료가 이를 입증한다. 이같은 결과는 '중소기업 판로 확대'라는 홈쇼핑 기본 취지에도 반한다. 당해 기업의 회계 부정 의혹을 고려한다면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NS홈쇼핑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거래를 중단하거나 수량 등에 현저한 제한을 둘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사는 "원칙적으로 협력(입점)업체 간 차별을 두는 것은 문제"라며 "홈쇼핑 방송별로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든 업점업체에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홈쇼핑은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양면 시장으로, 공영성을 전제한 방송이 이뤄져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련 규제 법안을 마련하고 소비자 피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