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까지 中 AI 굴기…韓 독자 생태계 시급

2025-06-24

알리바바 ‘큐원’ 오픈소스 모델

4000만 다운로드·9만개 파생

메타 ‘라마’ 제치고 존재감 커져

“소버린AI 설계 전략 재설정을”

중국 알리바바클라우드가 개발한 오픈소스 인공지능(AI) 모델 '큐원(Qwen)'이 글로벌 생태계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국내 AI 산업에도 위기의식을 불러오고 있다.

큐원은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의 '라마(LLaMA)'와 중국 딥시크 'R1' 모델을 제치고 사실상 세계 거대언어모델(LLM) 생태계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24일 글로벌 AI 오픈소스 커뮤니티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큐원 시리즈는 2023년 첫 공개 이후 누적 4000만건 이상 다운로드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생성된 파생 모델 수만 9만개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라마 시리즈의 파생 모델 수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큐원의 최신 모델 'Qwen3-8B'는 최근 한 달간 다운로드 수 약 150만회를 기록하며, 메타의 'LLaMA-3.1-8B'의 약 88만회를 크게 앞섰다. 딥시크의 'R1' 시리즈 중 가장 인기 있는 최신 모델 'DeepSeek-R1-0528'은 월간 다운로드 수 약 15만회로 나타났다. 단일 모델 기준으로도 큐원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오픈소스 모델임을 보여준다.

국내 산업계에서도 큐원의 존재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어 처리 능력과 온프레미스(구축형) 버전에서 최적화가 가능해 산업별 맞춤형으로 튜닝을 거쳐 기업 차원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민간 데이터를 다루는 공공·금융에서도 온프레미스로 튜닝해 개발하거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서도 다양하게 튜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딥시크에 이어 큐원까지 중국 AI가 국내 산업 기반을 장악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향후 국내 기업 기술 완성도가 높아지더라도 기존 기술 장벽과 가격 등에서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 종속 문제도 제기된다.

한 AI 기업 대표는 “중국은 세계 제조업 시장을 잠식했던 '싸고, 빠르게, 많이' 전략을 AI 시장에서도 그대로 가져가면서 고효율, 저비용 전략을 밀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폐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AI 논문이나 기술, 생태계 기여에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전략에도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한 AI 성능 경쟁을 넘어 라이선스 설계와 커뮤니티 지원, 튜닝과 최적화 등 시장 확산 전략까지 포괄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단순 기술 추격에만 초점을 맞추면, 추격자나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힘들 수 있다.

임희석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큐원은 라마보다 한국어 성능과 벤치마크 결과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튜닝을 거쳤을 때 성능 차이가 더 명확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 사례에서도 큐원 활용이 훨씬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큐원을 사실상 '월드베스트LLM(WBL)' 수준의 소버린 AI로 육성하고 있다”며 “우리도 오픈소스 기반으로 큐원 같은 독자 모델을 만들어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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