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돌돌~ 여행가방, 공중화장실보다 58배 더럽다

2025-07-10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손 소독제와 마스크는 일상이 됐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간과하기 쉬운 위생 사각지대가 있다. 바로 여행 가방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여행 가방은 공중화장실 변기보다도 훨씬 많은 세균이 서식하는 고위험 물품으로 밝혀졌다.

영국 보험사 인슈어앤고(InsureandGo)는 미생물학자 에이미 메이 포인터(Amy-May Pointer)와 협업해 런던의 공항 기차역에서 10개의 여행 가방을 대상으로 표면 세균 검사를 진행했다. 하드쉘과 소프트쉘 가방을 각각 포함한 실험에서, 연구진은 가방의 바퀴, 바닥, 손잡이 등을 면봉으로 채취해 오염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가장 심하게 오염된 부분은 가방의 바퀴로, 일부에서는 공중화장실의 변기 시트보다 58배 많은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바퀴에서는 수백 개의 박테리아 및 곰팡이 군집이 발견됐으며, 손잡이와 바닥 역시 고농도의 오염원이었다.

검출된 세균은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세라티아(Serratia), 바실러스(Bacillus) 등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균주들이었다. 포인터 박사는 “포도상구균은 인체 피부에 흔히 존재하지만, 상처로 침투할 경우 종기, 농가진, 식중독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세라티아는 병원 환경에서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바실러스는 식중독의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쉘 가방의 경우, 천 소재가 수분을 쉽게 흡수해 곰팡이가 더 활발히 번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하드쉘보다 위생 관리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단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포인터 박사는 “기본적인 위생 수칙만 잘 지켜도 세균 확산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예방 수칙을 소개했다. 가방은 바닥이 아닌 수하물 선반에 올려두고, 화장실 근처에서는 가방을 굴리지 않으며, 손잡이를 만진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에 도착한 뒤에는 가방 외부를 소독하는 것도 추천했다.

그는 “가방 바퀴에 묻은 것들은 결국 손으로 간접 접촉하게 된다”며 “가방도 공공시설처럼 취급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