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증시에게 보내는 갈채 [데스크 칼럼]

2025-01-19

지난해 글로벌 증시 강세서 소외

올해 상승세로 반전 드라마 진행

불확실성에도 박수 보내는 심정

국내 대표 여류 소설가였던 고(故) 박완서 작가의 대표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는 마라톤 대회에서 선두권 주자들이 환호 속에 지나간 한참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꼴찌 주자들에 박수갈채를 보내는 묘사가 등장한다. 최고가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작가의 찬사가 담겼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표 지수인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9.63%와 21.74% 하락하며 미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일제히 상승한 것과는 온도 차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했던 멕시코와 브라질 정도만 아래에 뒀고 코스닥지수는 43개 글로벌 대표 지수 중 43위로 진짜 꼴찌였다.

정부가 주도했던 밸류업 프로그램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고 주축 업종인 반도체 업황 하락 전망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에 따른 탄핵 정국 조성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상황이 초래됐다.

그러던 증시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5.17%, 6.86% 오르며 미국·중국·일본·타이완 등 글로벌 34개국 대표지수 중 수익률 2위와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20% 넘게 상승(23.84%)했던 미국 S&P500지수는 올 들어 1.96% 상승에 그쳤고 상하이종합지수와 닛케이225지수는 각각 3.28%, 3.62%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전 세계 증시 강세 속 나홀로 약세로 소외됐던 국내 증시가 올해 주변국들의 증시가 주춤한 상황에서 나홀로 강세로 반전 드라마를 써 가는 중이다. 그동안 워낙 많이 떨어져 절대적으로 낮아진 밸류에이션으로 인한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것으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어 아직 안도하기는 이르다.

그래도 전 세계 꼴찌였던 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모습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박 작가가 산문집에서 박수를 보냈던 감정에 대해 “내가 좀전에 그의 20등, 30등을 우습고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그도 자기의 20등, 30등을 우습고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 옜다 모르겠다 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면 어쩌나 그래서 내가 그걸 보게 되면 어쩌나 싶어서였다”고 표현한 대목처럼 증시를 바라보는 마음은 나 뿐만 아니라 투자자, 국민들이 모두 같을 것이다.

물론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상반기엔 좋은 흐름을 보이다 하반기에 고꾸라졌다. 2025년 마라톤 레이스에서는 2024년의 결과가 반복될지, 반전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박수 갈채를 보내는 심정으로 올해를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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