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북중미 월드컵 티켓 최저 60달러…수요 높으면 가격 오르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예고

2025-09-03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 티켓 가격과 판매 방식을 공개했다. 최저 티켓 가격은 60달러(8만 3460원)에서 시작하지만, 수요에 따라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제도가 도입돼 팬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1차 티켓 판매 과정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즉각 적용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조별리그 최저 티켓 가격은 60달러, 결승전 카테고리1 티켓은 6730달러(약 936만원 )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출발 가격’일 뿐, 실제 가격은 수요에 따라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FIFA 관계자는 “북미 시장은 이미 수요 기반 가격 책정에 익숙하다”며 “211개 회원국 모두가 수익 증대를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FIFA는 기본 가격 체계로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사전 연구조차 진행하지 않아, 사실상 추가 수익 확보가 목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항공권이나 공연 티켓 등에서 사용되는 ‘실시간 변동 요금제’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수요가 떨어지면 낮아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팬들 사이에서는 “행복한 시간의 반대인 ‘역행복 시간(Happy hour in reverse)’”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며 반발이 거세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오아시스 재결합 콘서트 티켓 판매에서 가격이 치솟아 거센 항의를 받았고, 지난해 잉글랜드 FA컵 결승에서도 같은 논란이 발생했다. FIFA 역시 올해 클럽월드컵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시험 도입했는데, 초반 가격이 급등했다가 수요가 떨어지면서 일부 티켓은 경기 직전 13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혼란을 빚은 바 있다. 다만 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최저가를 60달러 이하로 내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티켓 카테고리 체계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종전에는 경기장 위치(중앙·사이드·골대 뒤)에 따라 등급이 나뉘었지만, 2026년 대회부터는 경기장 층수에 따라 일괄 적용된다. 예컨대 결승전이 열리는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는 하층 전체가 카테고리1, 중간 층이 카테고리2, 상층은 카테고리3·4로 구분된다. FIFA는 “북미 팬들은 시야보다는 필드와의 거리 자체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설명했다.

티켓 판매는 FIFA와 공식 파트너 비자 카드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0~19일 FIFA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신청자는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되며, 추첨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공증인의 입회하에 이뤄진다. 당첨자는 오는 10월 배정된 시간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팬들은 한 경기당 최대 4장, 대회 전체에서 최대 10경기분 티켓까지 구입할 수 있다. 단일 경기 티켓 외에도 특정 경기장 경기 전체, 특정 국가 대표팀 경기 전체 패키지도 선택 가능하다. 초기에는 좌석을 직접 선택할 수 없고 카테고리별 무작위 배정이 이뤄지며, 최종 판매 단계에서만 선착순 좌석 지정이 가능하다. 또한 FIFA는 공식 재판매 플랫폼을 운영해 암표 거래를 막겠다고 덧붙였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FIFA에 막대한 추가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 실제 티켓마스터 모기업 라이브네이션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동시에 팬들의 소외와 반발을 불러온 것도 사실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다. FIFA가 강조한 “회원국 전체에 돌아갈 수익 배분”이 현실이 될지, 아니면 팬들의 불만만 커질지는 티켓 판매가 시작되는 다음 주부터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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