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운전석에 아무도 없다’…서울 달리는 자율주행차는? [김성태의 딥테크 트렌드]

2025-07-19

운전석이 텅 빈 제네시스 GV80. 핸들을 잡는 사람은 없지만 이 차량은 최고 시속 50k㎞로 부드럽게 달렸다. 이 차량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운행 중인 한국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의 자율주행차다.

이 차가 정차된 차량을 피해 차선을 변경할 때도 조급함은 없었다. 여유있는 타이밍에 부드럽게 차선을 바꿨다.

차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교차로로 진입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이 인도에 올라설 때까지 기다렸다. 우회전 역시 안정적이었다.

버스가 유턴할 때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멈춰 섰다. 자전거가 차량에 근접할 때도 조심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최근 라이드플럭스는 자사의 유튜브 계정에 레벨4(특정 구역에서 완전 자율 주행) 수준의 자율주행차 운행 영상을 공개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무인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운전석을 비운 자율주행차다. 운전석에 안전요원 없이 최고 시속 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라이드플럭스는 국내 주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으로 꼽힌다.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쏘카(403550), 유안타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뮤렉스파트너스, IBK기업은행, 아이엠투자파트너스, 프렌드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엔베스터 등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금은 552억 원 규모다. 내년 상장 예정으로 전해졌다.

레벨4 수준의 라이드플럭스 자율주행은 한국 산업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무인 허가를 획득하기 위해 주변 차량 및 보행자 대응, 외부 충돌 및 통신 장애, 차량 시스템 고장 대응 등 높은 수준의 기술 안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데 라이드플럭스는 이를 만족했다. 미국 내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를 허가 받은 기업은 웨이모, 아폴로, 뉴로, 위라이드, 죽스, 오토X 등 6곳 뿐이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무인 허가 획득을 계기로 글로벌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입증하고, 국내 시장에서 무인 자율주행 상용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주변 차량, 보행자 등 도로 이용자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기술,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제주에서 자율주행버스 운영…화물까지 확장

라이드플럭스는 LG유플러스(032640)와 손 잡고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자율주행버스는 8월까지 오시리아 관광단지 6개 도로, 4.75k㎞ 구간에서 시범 운행한 후, 9월부터 시민 대상 정식 탑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라이드플럭스는 제주도청에서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구간에서 제주테크노파크와 자율주행 버스 ‘탐라자율차’도 운행하고 있다. 탐라자율차는 앞서 지난해 7월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 5개월여간 901번과 902번 2개 노선에서 시범 운행했지만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 이 기간 총 1493명이 탑승했다.

라이드플럭스는 화물 자율주행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올해 5월 국토교통부에서 25톤 대형화물트럭의 도심 일반도로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라이드플럭스에 따르면 총 중량 10톤 이상의 대형 화물 트럭이 신호 교차로와 비신호 교차로 등 복잡한 환경의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운행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대형화물트럭은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만 자율주행이 가능했다.

현대차(005380)·네이버·카카오(035720)·에이투지 등도 사업 추진

한국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7년 말까지 레벨2+(플러스) 자율주행을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자율주행 기술 기업과 협업을 확장하고 있다. 에스더블유엠(SWM)과 협업해 서울시 최초의 차량호출형 서비스인 ‘서울자율차’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국내 1세대 자율주행 스타트업 '토르드라이브' 공동창업진이 재창업한 웨어러블에이아이에 투자했다. 최근 라이다 기술 기업 모빌테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사우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스타트업 모라이와 시뮬레이션 사업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도 자율주행차를 운영하고 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에이투지)도 대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다. 에이투지는 이달 9일 동남아시아의 배달·승차 공유 플랫폼 그랩과 협력해 싱가포르 도심 공공도로 최초의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이투지는 싱가포르의 그랩 본사와 원노스 지하철(MRT)역 사이 3.9km 구간에서 24인승 버스를 기반으로 그랩 임직원들을 위한 자율주행 출퇴근 셔틀을 운영한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레벨4 자율주행 솔루션으로 운행되지만 안전을 위해 훈련받은 기사가 탑승한다. 에이투지는 앞서 한국 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국토교통부 산하 육상교통청으로부터 현지 공공도로 자율주행 운행을 위한 'M1' 면허를 취득했다.

구글 웨이모, 글로벌 1위…주행거리 1.6억km 돌파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구글 자율주행 부문 자회사 웨이모가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1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세계 최초로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로보택시를 상용화했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애틀랜타, 오스틴 등에서 총 1500대의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 샌안토니오·휴스턴, 플로리다 올랜도에서도 시험 중이다. 내년에는 워싱턴DC에서 완전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뉴욕에서도 자율주행차 운행 허가를 신청했다.

웨이모는 이달 15일(현지시간)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서비스 주행거리가 1억 마일(1억 6000만㎞)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총 주행 거리가 5000만 마일을 넘어선 뒤 6개월여 만에 두 배로 증가한 것이다. 사스왓 파니그라히 웨이모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완전 자율주행 1억 마일 달성은 수년간의 체계적인 발전이 이제 빠르고 책임감 있는 확장으로 가속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도 로보택시 운행 개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도 지난달 22일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위한 시범 운행을 개시했다. 모델Y 차량에 최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FSD)를 탑재했다. 다만 라이다·레이더 대신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 머스크 CEO는 이달 9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로보택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한두 달 뒤에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우버,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과 파트너십…플랫폼 영향력 확대

전 세계 70개국, 1만 5000개 이상 도시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버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들의 기술을 플랫폼에 통합하며 발 빠르게 생태계를 구축해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별도의 앱 없이 우버 앱 하나로 자율주행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산하고 있다. 우버는 올해 1분기 기준 연간 150만 건의 자율주행을 했다고 발표했다. 우버는 자율주행 선두 주자로 꼽히는 구글 웨이모와 손을 잡았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웨이모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는 폭스바겐과 공유 자율주행 서비스도 내놓는다. 다라 코즈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5월 연례 콘퍼런스 ‘고겟’(Go-Get)에서 “우버는 ‘자율주행’이라는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며 공유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우버의 파트너다. 양사는 글로벌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자율주행 기술 확산을 위한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 구체적 협업 방안은 논의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셔널과도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우버는 현대자동차가 투자한 스타트업 오로라와 무인 트럭 배송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우버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 테크 공룡 바이두와 협력해 연내 중동과 아시아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스타트업 모멘타와 협업해 내년 초 유럽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동 시장 문도 두드리고 있다. 중국 위라이드와 향후 5년간 전 세계 1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확대한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와 두바이 등에서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중국 스타트업 포니AI와 손 잡고 중동 공략도 추진한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 중국 비야디(BYD)와도 자율주행 협력을 논의 중이다.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다. 우버는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 및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로와 향후 6년간 2만 대 이상의 로보택시 도입을 위한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뉴로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루시드 차량에 적용하고, 이를 통해 루시드는 우버에 로보택시를 공급하게 된다. 우버는 루시드에 3억 달러를 투자한다. 뉴로도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는다. 내년부터 미국 주요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출시할 계획이다.

우버는 중국 포니AI 미국 자회사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죽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본격 운영…대규모 생산시설 구축

미국 아마존의 로보택시 스타트업 죽스는 올해 하반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본격 운영한다. 내년 샌프란시스코로 확장 운영할 예정이다. 죽스의 공동창립자인 제시 레빈스는 파이낸셜 타임즈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캘리포니아주 베이 지역에 생산 시설을 만들어 로보택시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의 승차호출 서비스 기업 리프트도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시장을 공략한다. 스타트업 메이 모빌리티와 손잡고 연내 애틀란타에서 자율주행 차를 운영한다. 인텔 모빌아이와 내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를 검토했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를 확보하며 유럽에서도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도 선진국…레벨4 자율주행 이미 시작

중국 기업들도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레벨4 주행을 이미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산업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두의 자율주행 자회사 아폴로는 중국 자율주행 업계 1위로 평가받는다.

로보택시를 상용화한 두 번째 기업이다. 중국 전역에서 약 700만 대의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며 UAE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디디추싱, 위라이드, 포니AI, 모멘타 등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 전기차 1위 BYD도 딥시크와 손 잡고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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