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형 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가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한다. 보험 판매를 넘어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장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는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중이다. 인카금융은 서울·수도권 저축은행 등 영업 기반이 갖춰진 저축은행 매물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카금융이 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GA가 전통 금융사를 인수하는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간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 보험대리점을 인수하거나 설립한 사례는 다수 있었지만, GA의 금융사 인수는 없었다.
최근 인카금융은 종합 금융서비스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적극적인 M&A 전략을 추진중이다. 작년엔 투자자문사 헥사곤파트너스와 대출중개법인 모기지리더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올해는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면서 전통 금융권까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모습으로 관측된다. 인카금융서비스 관계자는 “경영진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인수에 대한 내부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인카금융이 대형 저축은행을 선호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인수 후보로는 매물로 알려진 △상상인저축은행(경기·인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충청·대전) △페퍼저축은행(경기·호남) 등이 꼽힌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애큐온저축은행(서울·부산)도 매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인카금융서비스는 330억원 반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이익잉여금은 약 1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수자금을 위한 자체적인 조달 여력을 보유한 상태로 관측된다.
상반기 인카금융서비스 총자산은 약 8000억원 수준이다. 매출은 작년 8000억원을 넘어 올해는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험대리점 경쟁력과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인 설계사 수는 1만8568명을 보유해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보험사의 자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독립 보험대리점 중 가장 대형사다. 상장한 GA 두곳(인카금융서비스, 에이플러스에셋)중 하나기도 하다.
업계는 이번 인수 검토가 과거와 달라진 GA 위상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그간 GA는 보험사 상품을 대신 판매하고 수수료를 수취하는 판매채널로 여겨졌지만, 전통 금융권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GA 소속 설계사 수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를 넘어선지 오래다. 판매채널 영향력도 보험사에서 GA로 이동하는 추세다. 작년 기준 GA를 통해 판매된 생명보험 신계약 393만8404건으로 전체 신계약(888만6796건)의 44.3%에 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GA 위상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라며 “해외서 GA가 증권사나 저축은행 등 금융사를 보유하고 종합 금융판매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