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사라지는 차례 문화
긴 연휴 활용 여행객 늘어
업계 “한 달 전 예약 마감”
오는 29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최장 9일의 ‘황금연휴’가 찾아오면서 여행업계도 모처럼의 특수를 맞았다. 차례 문화가 점차 사라지면서 연휴를 활용한 여행객들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대구 중구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55)씨는 오는 25일부터 아내와 동남아 여행을 떠난다. 올해부터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는 이씨는 “자영업을 하다 보니 거래처 일정 등을 고려하면 쉴 시간이 명절 연휴밖에 없다”며 “자녀들이 저마다 친구들과 명절 약속을 잡았기에 올해는 아내와 둘이 떠나보기로 했다”고 웃음 지었다.
직장인 김모(28)씨도 설 연휴를 맞아 강원도 스키장 여행을 갈 계획이다.
김씨는 “연휴 앞뒤로 회사 직원 전체가 휴가에 들어가 남들보다 연휴가 길다”며 “멀어서 잘 가지 못했던 만큼 여러 스키장을 순회할 예정인데 인파가 너무 붐비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과 무안 항공기 참사 등 사회 전체에 우울감이 닥친 상황에서도 긴 연휴를 앞두고 설렘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얼어붙은 여행업계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중구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설 연휴 동남아 패키지 투어 예약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19일 기준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라고 밝혔다.
다른 한 관계자도 “27일 임시공휴일 지정 전부터도 예약 문의가 넘쳐났다”며 “설 연휴 여행 예약도 이미 한 달 전부터 마감됐다”고 전했다.
차례 문화가 사라지고 지방 청년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연휴 기간 ‘가족’보다 ‘친구’를 택한 청년들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26)씨는 “친구들이 전부 서울, 경기도 등으로 취업하면서 보기 힘들어져 이번 연휴를 맞아 대구에 내려온 친구들을 보기로 했다”며 “신혼인 친구 집들이부터 대학 동기 등 각종 모임 약속을 잡아뒀고 가족들과는 간단히 외식을 하기로 했다”고 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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