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상자산예치금 이자소득 과세: 새로운 규제와 그 영향

2024-10-14

세무법인 KNP 김상문 대표세무사

◆가상자산법 시행

2024년 7월 19일,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법)의 시행이다. 이 법은 그동안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가상자산 시장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변화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고객의 예치금에 대해 이용료를 고객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는 기존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고객 자산의 활용에 따른 정당한 이익이 고객에게 돌아가도록 보장하려는 취지다.

◆예치금 이용료의 소득구분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논리에 따라 이러한 이용료에 대한 세금 부과는 정당성을 가지지만, 이를 어떤 종류의 소득으로 보아 과세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우리 세법은 개인이 일 년간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내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소득은 그 성격에 따라 근로, 사업(부동산임대), 이자, 배당, 연금, 기타소득으로 나뉘며, 각 소득마다 계산방법이 다르다. 따라서 같은 금액의 수입이라도 어느 소득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세금과 절차가 달라진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예치금 이용료의 소득구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24.7.19.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로부터 가상자산의 매매, 매매의 중개, 그 밖의 영업행위와 관련하여 예치 받은 금전(예치금)을 관리기관에 예치 또는 신탁해 운용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운용수익 등을 감안해 산정된 이용료(예치금 이용료)를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경우 예치금 이용료는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이자소득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즉 예치금이용료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이자와 동일하게 간주되어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이자소득 과세 방법

우리나라 세법에서 이자소득은 은행 예금, 채권, 증권 등의 이자와 할인액을 말한다. 앞으로는 가상자산 예치금에서 발생하는 이용료도 이자소득도 포함된다.

이자소득은 지급하는 자가 일정금액(보통 지방소득세를 포함하여 15.4%)을 원천징수하여 세무서에 납부하고, 그 차액을 지급한다. 지급받는 자는 원천징수로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문제가 일단락되지만, 연간 금융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이를 종합소득세 대상에 포함하여 신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간 1,000만원의 예치금 이용료 수입이 발생한다면 154만원을 원천징수 당하고 846만원을 지급받는다. 다른 이자나 배당소득이 없으면 이것으로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문제는 종결된다. 하지만 다른 이자나 배당소득이 1,000만원을 넘는다면 예치금 이용료를 더한 금융소득은 2,000만원을 초과하여 종합소득 과세대상이 된다. 만약 다른 사업소득에 대하여 이미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최고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면, 추가되는 금융소득도 최고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결국 예치금 이용료에 대해 원천징수된 세금 외에 추가로 345만 원의 세금을 더 내야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상자산 예치금 이용료에 대한 이자소득 과세는 가상자산 투자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새로운 책임과 도전 과제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시장의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세금 부담을 안게 되었다. 특히, 연간 이자소득이 일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 추가적인 세금 부담 외에 종합소득세 신고 의무까지 생겼다. 결국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예치금 운용 전략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가상자산 사업자에게도 이자소득 과세는 여러 가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업자는 고객 예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대해 원천징수를 하고, 이를 정확하게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세무 관련 절차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이자소득 과세와 관련된 정보를 고객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고객들이 올바르게 세금을 신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예치금 이용료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예치금 운용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이 사업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고객들은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거래소나 가상자산 서비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이자소득을 포함한 서비스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강화

가상자산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과세 규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예치금 이용료에 대한 과세는 그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비슷한 성격을 갖는 DeFi(탈중앙화 금융)에서 발생하는 소득, 스테이킹 보상이나 에어드롭에 대한 과세가 강화될 수도 있다. 나아가 가상자산 거래, 보유 등 다양한 형태의 가상자산 활동에 대해 더욱 정교한 과세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info@blockchai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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