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 주러 대사관 방문 연설 보도
“조약상 의무 성실히 이행하려는 결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돕기 위한 파병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진행한 연설 전문을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김 위원장의 러시아 대사관 방문 소식과 김 위원장의 축하 연설을 각각 1면과 2면에 실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론하며 “나는 조약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려는 결심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동지와 신속히 공유했고, 우크라이나 신나치 강점자들을 격멸 소탕하고 쿠르스크 지역을 해방할 데 대한 명령을 하달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조약은 북·러 정상이 지난해 6월 맺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말한다.
김 위원장은 “우리 무력의 참전과 관련해 헐뜯고 있는 자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며 “그들이 러시아의 영토를 침공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행하지만 않았다면 우리의 검과 창에 무주고혼의 신세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크라이나 괴뢰들이 핵 대국의 영토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노골화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둔다면 그들은 필경 더욱 분별없이 겁 없는 행동에 용감해질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의 특등 앞잡이인 서울의 군대도 무모한 용감성을 따라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잘못된 위험한 현상들을 바로잡아야 할 의무를 책임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을 “나의 가장 친근한 벗이며 동지”라고 부르며 우의를 부각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의 러시아 대사관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딸 주애를 두고 “존경하는 자제분께서 동행하시였다”고 전했다. 전날 통신에 실린 김 위원장의 러시아 대사관 방문에 관한 최선희 외무상의 발표문에는 “가장 사랑하는 따님”이라는 표현이 처음 쓰였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북한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은 러시아 측에 공동 축하문을 보냈다. 이들은 축하문에서 “5월9일은 조선(북한)과 러시아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명절”이라며 “싸우는 러시아, 승리하는 러시아의 곁에는 언제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