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엔 회사를 차리겠다.
50대엔 사회공헌을 하겠다.
60대엔 후학을 양성하겠다.
70대엔 삶을 돌아보는 철학 공부를 하겠다.
80대엔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
90대엔 전체 삶을 조망하는 『살아보니』란 제목의 책을 내겠다.
2011년, 내가 35살이 되던 해에 문득 세웠던 인생 계획이다. ‘반드시 이렇게 살겠다’는 비장한 결단이라기보다는 ‘계획이나 한번 짜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지만 진지하게 적어 내려간 글귀들이다.
그리고 5년 뒤, 실제 마흔 살이 되자 나는 정말로 억대 연봉을 받고 다니던 컨설팅 회사를 그만두고 내 회사를 창업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성장해 내년이면 10년째다. 직원 수는 10여 명, 매출은 10억원에 가까운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나 역시 나이를 먹어 내년이면 50살이 된다. 지금 나는 안정기에 접어든 회사를 함께 고생하며 성장시킨 동료에게 넘기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가족과 동료, 업계 사람들에게 “나 최익성(49)은 2026년 12월 31일부로 회사에서 물러난다”고 못 박았다.
이제껏 피땀 흘려 일궈놓은 회사를 두고, 나이 50줄에 접어들어 대체 뭘 새로 시작할 생각이냐고? 공교롭게도 ‘35살의 최익성’이 세워둔 계획처럼 사회공헌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미 해당 분야 박사학위까지 땄고 관련 전문가들과 충분한 네트워크도 구축해 뒀다. 이미 머릿속엔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방향과 전략이 마련됐다.
남들은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퇴사라는데, 벌써 두 번째 퇴사를 자진한 나를 향해 혹자는 “혹시 마음 내키는 대로 살아도 되는 금수저냐”고 묻는다. 부모 덕에 돈 걱정 없이 사는 금수저와는 달리, 난 대학 시절부터 내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벌어 감당해온 중산층에 불과하다.
그럼, 안정된 걸 지루해하고 모험을 즐기는 성격이냐고? 그것도 아니다. 나 역시 퇴사 시기가 다가오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불안에 떤다. 내 결정이 맞는 것인지,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막막함은 언제나 걱정을 넘어 공포스럽다.

그럼에도 자꾸 퇴사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신가? 어불성설 같지만, 나의 퇴사 이유는 “평생 일하고 싶어서”다. 나이가 들어도 ‘경륜과 지위’로 일하는 ‘자문가’가 아니라, ‘실력과 역량’으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현역 플레이어’로 뛰고 싶다. 이런 자리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기에 내가 스스로 만드는 거라면 내 퇴사 이유가 설명이 될까?
첫 번째 퇴사를 감행한 뒤 사업을 안정시킨 노하우, 두 번째 퇴사를 통해 이루고 싶은 나의 목표, 그리고 성공적인 퇴사를 위한 마음가짐과 준비 등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
은퇴Who 〈목차〉
📌‘존중받는 시니어’ 꿈꾸다 마흔에 퇴사 결심
📌“잘하는 건 결재”라는 시니어, ‘행동직’ 변신이 목표
📌 ‘5년 뒤에 어디 있을 건가’ 고민하며 퇴직 준비
📌 [은퇴 후 조언] 누구에게나 은퇴는 온다. 이렇게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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⑰ “음주는 물론 마작도 배울 것” 대기업 임원의 ‘불량한 은퇴’
⑯ “연금 빼도 월수입 300만원” 농협 관둔 72세 화가의 반전
⑮ 아아 7000원, 근데 대박 났다…직장 10곳 떠돈 LG맨 창업 비밀
⑭ “방송대 학사 따는 게 취미” 학위만 6개, 할머니 번역가
⑬ 25㎏ 빼고 중년 로망도 이뤘다…‘은퇴 후 목공방’ 59세 전략
⑫ 똑순이 부장님 마흔살 퇴사…연봉 150% 키운 ‘츄파춥스 나무’
⑪ 소변 지린 침대에 코 킁킁…‘연봉 1억’ 임원보다 행복하다
‘존중받는 시니어’ 꿈꾸다 마흔에 퇴사 결심
2015년 5월 1일, 노동절이었다. 모처럼 집에서 쉬고 있을 선배에게 대뜸 전화를 걸었다. 처음엔 한사코 “오지 말라”던 선배는 내 낌새가 이상했는지 “일단 와 봐”라고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