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50억→10억→?' 오락가락 정책에 공매도 세력만 웃는다[이런국장 저런주식]

2025-08-12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둘러싼 여당과 정부의 엇갈린 신호로 증권·은행주들의 주가가 하루 만에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전날 오전 장 초반까지는 여당의 “현행 50억 원 유지” 발언에 강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대통령실이 “정해진 게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 과정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은 적지 않은 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M금융지주(139130)는 전날 기준 공매도 거래대금이 14억 6980만 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의 13.57%를 차지했다. KB금융(105560)도 70억 5238만 원(8.05%)어치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고,우리금융지주(316140)는 36억 원(10.87%)의 공매도 거래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006800)(10억 6038만 원·1.41%), 부국증권(001270)(1억 4136만 원·1.06%), 신영증권(001720)(2억 2279만 원·3.24%) 등 주요 증권주도 높은 공매도 거래 비중을 보였다.

전날 정치권의 혼선은 이들 증권·은행주들의 장중 주가 변동성을 극대화했다. 오전 10시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4.68%(860원) 오른 1만 9220원에 거래됐고, 한국금융지주(071050)(4.64%), 키움증권(039490)(5.90%), 부국증권(11.70%), 신영증권(6.38%) 등 증권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KB금융(2.93%), 하나금융지주(086790)(2.61%), iM금융지주(2.58%) 등 은행주도 강세를 보였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춘다는 세제 개편안에 대해 반발이 커지자, 여당이 대책 마련에 착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었다. 대주주 기준이 10억 원으로 강화되면 우량주·배당주 장기 투자자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현 기준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뒤 대통령실은 전날 오후 “(대주주 기준 강화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당정의 조율을 더 지켜보겠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여당의 기류를 따라 ‘50억 기준’ 주장에 힘 실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대통령실이 나서서 이런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장 마감 시점에는 미래에셋증권이 1.96%로 내려앉았고, 부국증권(7.41%), 키움증권(3.44%), 신영증권(4.15%), 한국금융지주(2.28%) 등도 상승률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은행주 역시 iM금융지주(1.43%), KB금융(1.24%), 하나금융지주(1.18%)로 마감했다.

정책 방향이 오락가락하면서 장중 변동성이 커졌고, 그 사이 공매도 세력만 단기적인 수익을 거둔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면 일반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장세에서는 공매도나 단기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정치권이 ‘단타’를 부추기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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