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폭우에 NH농협손보 손해율 '경고등'

2025-07-25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폭염에 이어 폭우 피해까지 겹치면서 농작물 피해가 확대돼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폭염, 태풍, 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보장하고 농가 경영안정을 돕기 위해 NH농협손해보험에서 농협공제 시절인 2001년부터 판매해 온 상품이다. 농협손보에서만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어 이번 피해에 대한 부담이 더욱 큰 상황으로 하반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까지 NH농협손해보험이 접수한 집중호우 보험금 청구건수는 1만5000건을 넘겼다. 접수 건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농작물재해보험이 1만4000여건으로 93.3%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1000여건(6.8%)가 가축과 주택 등에 연관한 재물보험과 재난배상책임보험 등이었다.

농작물재해보험 중에서는 원예시설이 5000여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밭작물과 과수작물, 벼맥류 등과 관련한 시설이 차지했다.

이미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막심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벼와 콩 등 농작물 3만475㏊(헥타르·1㏊는 1만㎡)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0.714㏊) 4만2000여개에 해당한다.

작물별로 보면 벼(2만5167㏊) 피해가 가장 컸고 논콩(2076㏊)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고추(353㏊), 딸기(163㏊), 멜론(142㏊), 수박(136㏊), 대파(132.2㏊) 등 주요 채소와 과채류 전반에 걸쳐 침수 피해가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면 비가 집중된 충남의 침수 피해가 1만6395㏊로 가장 컸고 전남 9498㏊, 경남 3904㏊ 등의 순이었다.

가축(꿀벌 제외)은 닭 148만마리, 오리 15만1000마리, 메추리 15만마리, 소 819마리, 돼지 775마리, 염소 223마리 등 모두 178만여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축사는 5.5㏊가 파손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NH농협손해보험은 3분기에도 손해율 악화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앞서 농협손보는 지난 3월 영남지역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면서 500건가량의 피해가 접수돼 2000억원 이상의 손실액을 떠안은 바 있다.

이에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8%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손해율도 93.6%에서 107.2%로 13.6%포인트(p) 올랐다.

또 8월에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폭염 일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보돼 손해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일수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를 뜻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8~2022년 중 폭염 일수가 가장 많았던 2018년 돼지 폐사와 관련한 손해액이 910억원, 가금류 관련 손해액이 504억원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는 태풍 ‘볼라벤’과 ‘산바’의 영향으로 7명이 숨지고 1조23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때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은 357%, 풍수해보험 손해율은 213%까지 치솟았다. 당시 농협손보는 총 4만6000여개 농가에 4900여억원을 지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손보는 정책보험을 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재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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