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첨단 반도체 없이 첨단 AI ‘딥시크’ 개발…실리콘밸리 화들짝

2025-01-26

오픈AI와 달리 오픈소스 공개, 누구나 코드 열람 수정·배포 가능

모델 훈련 비용, 불과 78억원…빅테크 지출 자금의 10분의 1 수준

미 규제 속 ‘효율 극대화’로 돌파구…‘쩐의 전쟁’ 전략에 의문 제기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첨단 반도체 사용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뛰어난 성능의 오픈소스 AI 모델을 선보이자 미국 정보기술(IT) 중심지인 실리콘밸리가 긴장하고 있다.

딥시크는 지난 20일 자신들이 개발한 추론 특화 모델 ‘딥시크-R1’을 출시하고 “오픈AI의 추론 모델 ‘o1’과 동등한 성능을 가졌다”고 밝혔다.

회사는 R1 기술보고서를 통해 미국 수학경시대회인 AIME 2024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R1이 79.8%의 정확도를 기록해 o1(79.2%)을 앞섰다고 설명했다.

2023년 중국 항저우에 설립된 딥시크는 지난달 오픈AI의 ‘GPT-4o’와 비슷한 성능을 지닌 ‘딥시크-V3’를 출시한 데 이어 또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R1과 V3 모두 독점 모델인 오픈AI의 모델과 달리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누구나 소스 코드를 열람하고 수정·배포할 수 있다.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에서 AI 모델 기능을 쉽게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비용은 오픈AI 모델보다 훨씬 저렴하다.

회사는 V3 기술보고서에서 사전 연구와 실험을 제외하고 모델 훈련에 투입한 비용이 557만6000달러(약 78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로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의 사양을 낮춰 중국용으로 출시한 ‘H800’을 사용했다.

뉴욕타임스는 “거대 기술기업 메타가 최신 AI 기술을 구축하는 데 지출한 비용의 약 10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중국 기업이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효율성 극대화’로 돌파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입장에선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의 한계를 마주한 셈이다.

포브스는 “미국의 규제는 중국의 AI 발전을 늦추기 위한 것이었지만 의도치 않게 혁신을 촉진했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최신 하드웨어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된 딥시크와 같은 기업들은 제한된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고 전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 모델의 컴퓨팅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점 등이 인상적이라며 “중국의 발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CNBC에 말했다.

그간 AI 경쟁은 얼마나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투입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지며 ‘쩐의 전쟁’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딥시크의 급부상은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거액을 쏟아붓는 빅테크들의 전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픈소스 정책을 강조해온 메타의 수석과학자 얀 르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중국 AI가 미국을 뛰어넘고 있는 게 아니라 오픈소스 모델이 독점 모델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딥시크가 개방적 연구와 오픈소스를 통해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고, 그들의 모델 역시 오픈소스로 공개돼 AI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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