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반도체 장비 회사인 도쿄일렉트론(TEL)이 토종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석학 및 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최근 화성시에 새롭게 문을 연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국내 맞춤형 장비를 개발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와 고객사 만족을 동시에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TEL의 한국 법인인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17일 경기 화성시 TEL 테크놀로지 센터 코리아-2(TTCK-2)에서 국내 반도체 석학 40명을 초대해 한국 반도체 업계의 현황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를 열었다.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회사 10여 곳의 대표들도 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는 TEL코리아가 국내에서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TEL 장비에 적용될 수 있는 토종 기술은 물론, 회사의 국내 R&D 인프라를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소재·부품·장비를 개발하는 방침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의 본사는 일본에 있다. TEL은 세계 4대 반도체 장비 회사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은 물론 TSMC, 인텔 등 세계적인 회사들에 고성능 반도체 제조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의 이번 시도는 그간 외국 반도체 장비사들이 한국에서 영위했던 영업 전략과 달라서 눈길을 끈다.
통상 외산 장비사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고객사들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R&D 라인을 한국에 갖추는 경우는 있었으나, 국내 학계와 원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방안을 짜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다. 업계 관계자는 “도쿄일렉트론코리아가 열악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준공된 최첨단 R&D 라인인 TTCK-2에서 협력 연구가 예상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TCCK-2는 도쿄일렉트론코리아가 한국에 세운 세 번째 R&D 센터로, 연면적은 약 3만 9200㎡ 규모다. 국내 학계와 함께 회사의 최신식 설비에서 연구를 진행하면서 실제 양산에 접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한층 커진 셈이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TCCK-2에서 멈추지 않고 경기 용인시에도 새로운 R&D센터를 설립해 생태계 확장에 더 크게 기여할 방침이다. 회사는 제2용인테크노밸리 일반산업단지 전체 면적의 약 20%에 달하는 5만 3292㎡를 부지로 확보했고, 작년 1월에는 원삼일반산업단지에도 2만 7032㎡의 땅을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