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인텔 지분 4% 이상 확보 전망
파운드리 계약은 빠져
'스피디 링크'로 AI 시장 공략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반도체 시장에 이례적 협력이 성사됐다.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도기업인 엔비디아가 18일(현지시간) 인텔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고 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인텔(NASDAQ:INTC)의 주가는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30% 급등했으며, 엔비디아(NASDAQ:NVDA)도 2.5% 상승했다.

◆ 인텔 지분 4% 이상 확보 전망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28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전날 종가(24.90달러)보다는 낮지만, 지난달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하며 지급한 20.47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엔비디아는 인텔 지분 4%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파운드리 계약은 빠져
다만 협력에는 인텔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이 포함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인텔 파운드리가 살아남으려면 엔비디아, 애플, 퀄컴 같은 대형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그럼에도 이번 투자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인텔에 숨통을 틔워주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텔은 최근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 달러, 미국 정부로부터 57억 달러를 확보한 데 이어 자본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 '스피디 링크'로 AI 시장 공략
양사는 인텔의 맞춤형 CPU와 엔비디아의 GPU를 하나로 묶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스피디 링크'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엔비디아 서버에만 가능했던 기술을 인텔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AI 서버 시장에서 양사 모두 새로운 수익원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 시장에서도 엔비디아가 맞춤형 그래픽 칩을 제공하고 인텔이 이를 PC CPU와 결합해 AMD와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빅딜'은 경쟁사들에도 파장을 예고한다.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을 생산하는 대만 TSMC는 장기적으로 생산 물량 일부가 인텔로 이전될 수 있다는 불안에 직면했고, 데이터센터 칩 시장에서 인텔과 맞서온 AMD 역시 엔비디아의 지원에 힘입은 인텔의 부상으로 입지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젠슨 황 "역사적 협력"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AI·가속 컴퓨팅 스택과 인텔의 CPU, x86 생태계를 결합한 역사적 협력"이라며 "양사가 함께 생태계를 확대하고 차세대 컴퓨팅 시대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첫 공동 제품 출시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여러 세대에 걸친 차세대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