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4, 고생길 끝에 길을 찾다

2025-05-13

무계획 여행자 탈출 기안84

3000m지대 짐 지고 오르는

처절한 여행기로 시선 집중

첫방 2049시청률 역대 최고

‘기안스러움’ 명성 회복 나서

시작과 동시에 등장한 기안84는 여행을 함께 한 동료들을 떠올리다 갑자기 눈물샘이 고장 난 듯 연신 소매로 눈시울을 훔쳤다. 뒤로는 음울한 노래가 흘렀다.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줘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 게다가 각종 기행으로 화제가 된 기안84의 여행 프로그램치고는 굉장한 ‘새드 스타팅(Sad Starting)’이었다. 여러모로 이전 시즌과 달랐던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 4’ 였다.

지난 11일 첫 방송 된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시즌 4(이하 태계일주 4)’는 3.8%(닐슨코리아 전국)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4%였다. 전국기준으로는 시리즈 사상 가장 낮은 수치의 출발이었지만, 반면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2.3%, 2049 분당 최고 시청률 3.6%를 기록했다. ‘태계일주4’ 측에 의하면 이는 역대 시즌 중 가장 높은 첫 방송 시청률로 쾌조의 스타트다.

2022년부터 시작된 ‘태계일주’ 시리즈는 첫 시즌 남미 아마존, 두 번째 인도, 세 번째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를 거쳐 이번 시즌 네팔에서 시작해 히말라야 고산지대를 훑는 ‘차마고도’ 여행을 준비했다. 기안84와 제작진에게는 지난 스핀오프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 에서 떨어진 시청률과 명성을 회복하고, 한 편으로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여정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다. 일단 이들은 ‘고생’을 주제로 잡았다. 처음 네팔로 떠난 기안84는 예전의 그 ‘무계획’ 여행자가 아니었다. 짐도 영리하게 싸고, 비행기부터 현지 공항에서의 택시잡기, 숙소예약까지 거칠 것 없이 해냈다.

‘약점’으로 여겨졌던 영어에까지 자신감을 가지면서 시리즈는 기안84 특유의 소동 없이 맥빠진 채 시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히말라야의 여행자들 관문인 루클라 마을에 도착한 기안84는 현지 음식인 ‘디도’를 맨손으로 먹고, 등반자들의 동료인 ‘셰르파’들이 모여 사는 마을 남체로 향하기 위해 무작정 산길을 재촉했고, 심지어 가는 도중 만난 10대 셰르파 두 명과 짐을 나눠서 지며 히말라야를 오르기 시작했다.

험준한 산악지형과 무거운 짐 게다가 고산지대의 희박한 공기를 이겨내야 하는 여정은 마라톤으로 단련된 기안84에게도 쉽지 않았다. 그는 결국 중간 기착지에서 곯아떨어졌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어린 셰르파와 남체에 도착하며 자신, 그리고 시청자와 약속을 지켰다.

기안84의 여행이 다른 여행 예능과 달랐던 점은 진정성 있는 접근과 현지인과의 밀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선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의 경우, 음악으로 좁혀진 주제를 따르다 보니 기안84 특유의 자유분방함은 줄었고 ‘기안스럽지’ 않은 여행길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지 못했다.

결국 기안84는 다시 길 위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결국 해발 3000m 고산지대를 짐을 지고 오르는 ‘고생길’의 여정 속에서 시청자들은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어쩌면 마지막을 예감한 기안84의 처절한 여행기의 시작이었기에 그 시작은 더욱 특별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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