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신한투자증권에서 약 13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장내 선물 매매에서 비롯된 것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업무 중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은 개인 일탈과 조직의 성과주의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원인중 하나로 '성과급' 체계가 거론된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모 본부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12억4300만원의 보수를 받은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회사 내에서 네 번째로 높은 보수였다. 지난 2021년에는 19억1700만원으로 회사 내 '연봉킹'으로 꼽히기도 했다. 본인을 '연봉킹'으로 만든 회사 성과급이 직원들에게도 높은 성과를 목표로 삼게 하고, 단기적 성과와 보수를 높이기 위해 본연의 중립적 역할에서 벗어나 과도한 선물 매매를 시도하게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사건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법인선물옵션부 내 담당 과장과 부서장에 이어 홀세일그룹 대표도 보직해임 당했다.
ETF LP의 역할은 본래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고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1만 계약(약 8000억원 규모)이라는 넓은 거래 한도가 부여된 상황에서, LP 부서는 리스크 관리를 등한시하고 더 큰 수익을 목표로 삼을 수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는 금융사 임직원의 책임 소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책무구조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내부에서 리스크 관리의 책임을 명확히 하여, 각 부서와 임직원이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제도만큼 중요한 것은 실제 업무자들의 자세다. 성과와 리스크의 균형이다. 단기적 성과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고객과 조직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금융사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 성과만을 강조하는 문화에서는 신뢰를 지킬 수 없으며,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결국 본인의 손실로 돌아온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사건 발발 후 2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내부적으로 손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부서는 손실이 발생한 이후 JP모건과의 스왑 거래를 허위로 등록하며 손실을 감추려 했다. 아울러 결제부서는 JP모건 결제부서와 거래를 확인하지 않고 영업부에서 제공한 텀시트만으로 스왑거래를 승인했다.
책무 구조도 뿐만 아니라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더라도, 리스크를 감수한 무리한 성과 추구가 아니라 중장기적 성과와 안정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성과와 안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금융사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핵심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