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녀 근로자 임금 격차가 예전에 비해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9일 ‘2025년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발표한 성별 임금 격차 관련 성인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남녀 간 월평균 임금 격차는 29%로 조사됐다. 노르웨이(4.7%)·스웨덴(7.5%)·호주(10.7%)·캐나다(16.5%) 등에 비해 최고 6배 이상 격차가 컸다. 앞서 OECD가 2023년 기준으로 집계한 한국 남녀 간 임금 격차는 29.3%였다. 이 또한 OECD 회원국 평균 성별 격차(11.3%)의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018년 34.1%에서 2023년 29.3%로 5년간 4.8%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OECD 평균 격차가 1.7%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김종숙 여성정책연구원장은 “최근 5년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 감소 폭이 OECD 회원국 평균보다 컸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가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만큼 여성 고용의 질 개선과 성평등한 노동시장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다.
임금 격차와 함께 여성의 경제적 지위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저임금 근로자 비율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한국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여성 23.8%, 남성 11.1%로 여성 근로자가 남성보다 저임금 노동에 두 배 이상 더 많이 종사하고 있었다. 남성 열 명 중 한 명이 저임금 근로자라면 여성은 네 명 중 한 명이 해당하는 셈이다.
OECD 비교가 가능한 2023년 한국 여성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도 24.5%로 남성(10.9%)보다 13.6%포인트 높았고 OECD 평균(17.2%)보다도 7.3%포인트 많았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서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의 성별 임금 격차와 여성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낮은 것은 꾸준한 제도적·정책적 지원이 효과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17.5%로 OECD 평균(30~4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23년 프랑스(38.9%)·노르웨이(33.7%)·독일(28.6%) 등은 한국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올해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도 20.3%로 아이슬란드(46.0%)·핀란드(45.5%)·프랑스(36.2%) 등 OECD 회원국들에 비해 크게 낮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인 지난 5월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고용 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을 공약했다. 이는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이재명 정부의 123개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을 강화해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