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AI 현장을 가다] 류상훈 HD현대삼호 상무 “피지컬 AI, 데이터·도메인 지식 활용해야”

2026-01-05

“피지컬 AI는 무조건 해야 한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로봇에게 '생각'을 넘겨줘 스스로 작업하는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기 위해 다양한 도메인 지식과 데이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류상훈 HD현대삼호 자동화혁신센터 상무는 피지컬 AI 도입을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규정했다.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는 이미 로봇이 스스로 작업하는 단계까지 진입했지만, 조선업은 산업 특성상 기술 도입이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조선업에서 피지컬 AI 도입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비정형성을 꼽았다. 조선업은 공정이 표준화된 제조업과 달리 건설업과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로봇이 작업 환경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류 상무는 피지컬 AI 도입 이후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장애물로 언급했다. “냉정하게 보면 로봇 도입 후 1~2년간은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정 공정에 로봇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소수의 로봇과 인력을 병행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HD현대삼호는 이러한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피지컬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화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작업자 대상 로봇 교육과 현장 적용을 병행하며 해법을 마련하고 있다. 류 상무는 “교육장을 마련해 로봇 조작과 튜닝 방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해당 업무만 전담하는 인력도 있다”며 “현재 용접 공정을 중심으로 로봇을 투입하고 있고, 향후 도장·볼팅 등 자동화 기술을 개발해 내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현대삼호의 강점은 로봇 데이터와 도메인 지식의 결합이다. 회사는 투입 시기가 서로 다른 약 90여 대의 로봇에서 1~3년치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하고 있다. 이들 로봇은 1초 단위로 전류, 전압, 동작, 작업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공정 최적화와 알고리즘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용접·도장 등 각 공정에 대한 숙련공들의 노하우도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한다. 류 상무는 “숙련 작업자들이 보유한 도메인 지식을 알고리즘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로봇 애플리케이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직은 용접 공정을 중심으로 로봇이 제한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타 공정에도 적용하기 위해선 데이터 확보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는 로봇이 투입된 블록 공정 용접 위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향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거대한 뇌'와 같은 개념을 만들고, 전체 공정을 아우르는 최적화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류 상무는 한국이 피지컬 AI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선진국들이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이를 빼앗길 이유는 없다”며 “도메인 지식을 우리나라만큼 풍부하게 보유한 곳은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지컬 AI를 플랫폼 차원에서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이 국내에서도 나와야 한다”며 “기술 통합 역량을 가진 기업과 조선업의 데이터·도메인 지식이 결합될 때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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