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 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상장사를 여럿 거느린 A 대표는 최근 자금을 동원해 골프장 인수를 시도 중이다. 대략 예상하는 금액은 1000억 원 안팎. 수도권에 위치한 급매로 나온 골프장 중 괜찮은 매물이 있으면 인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2. 가상자산 사업으로 큰돈을 번 B 대표도 최근 수도권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골프장을 인수하기 위해 여러 곳과 접촉하고 있다. B 대표는 비용을 제대로 지불해서라도 ‘명문GC’를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황금기였던 한국 골프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골프 산업 위기를 기회로 보고 ‘골프장 인수’에 나서는 시도도 잇따른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여행객 급감’으로 호텔 산업이 휘청거리자 호텔 인수 시도가 줄이었던 것처럼, 골프 산업 위기에 골프장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아직 골프장 거래가는 크게 떨어지지 않아 매수 분위기가 강한 것은 아니지만 ‘괜찮은 가격’이면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10만 원이 훌쩍 넘는 그린피와 캐디피 등 각종 비용이 급상승하면서 골프 이용객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2023년 전국 골프장 이용객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전국 6홀 이상 522개 골프장 이용객은 총 4772만 명으로 전년 대비 5.7%(286만 명)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0% 이상 감소했고, 올해도 역시 이용객 감소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인은 고비용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즌, 골프장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클럽하우스 식비부터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까지 줄줄이 올랐다. 이런데다 최근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위축 흐름이 이어지다보니 골프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자산가나 주요 기업들은 지금이 골프장 인수 기회라고 본다. 대표적인 곳이 메가스터디(메가비엠씨)다. 메가스터디는 자회사인 메가비엠씨(BMC)를 통해 골프장 사업에 진출했는데, 지난 2년간 수천억 원을 투자해 골프장 세 곳을 인수했다. 2023년 3월 호텔롯데 소유이던 롯데스카이힐김해CC(현 김해포웰CC)를, 지난해에는 태영그룹의 루나힐스안성CC(현 안성포웰CC)를, 올해 초에는 대한제당의 프린세스GC까지 인수했다.
최근 골프장 가운데 고급화에 성공한 곳은 인기가 여전한 반면 실패한 곳은 ‘실적’도 부진해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가격도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앞선 A 대표는 “비싼 곳은 홀당 100억 원도 넘어가지만 양극화 속에서 인기가 없는 곳들은 60억 원 안팎이면 거래가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며 “여전히 가격대가 높다고 생각하지만 급매로 나오는 매물 중에 괜찮은 것이 있다면 인수하려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요 사업을 영위할 때 접대에 장점이 있다는 것도 매수 희망자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포인트다. A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특성상 관계자들하고 골프를 치면서 관련 논의를 할 때가 많은데 아무래도 자기 골프장이 있으면 접대 측면에서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 인수를 시도하는 면도 있다”며 “빚을 내 골프장을 무리하게 인수한 곳들은 운영이 어려워지면 자연스럽게 급매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코로나19 당시 호텔 인수전이 붙었던 것처럼 올해나 내년에는 기업들의 골프장 인수 시도들이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사이언스] 인류가 '별빛'을 잃어버린 천문학적 전환점
· 또 미뤄진 현대해상의 꿈…유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재검토
· [단독] BTS 정국, 군 복무 중 명의도용으로 하이브 주식 탈취당해
· 제약사가 시니어 공간 사업에 눈 돌린 까닭은?
· 3개월 연속 실업자 증가세…구인 구직 미스매치 현상도 갈수록 심각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