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가스관 건설 기대
동양철관·현대제철 등 급등
KRX철강 지수 올 17% 상승
미국 현지 생산라인 보유한
세아제강지주 수혜주 꼽혀
美 철강관세 반사이익 기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6일 강관업체를 비롯한 한국 철강주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동양철관은 전 거래일 대비 14.49% 오른 1027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표 강관 제조업체인 세아제강은 9.57% 상승한 19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강관업체 현대스틸파이프를 자회사로 둔 현대제철은 9.94% 올랐다. 이와 함께 포스코홀딩스(6.87%), 세아제강지주(6.51%), 포스코엠텍(4.76%), KG스틸(2.68%) 등 철강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후 한국 업체들이 핵심 강관 공급사로 선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알래스카주 정부는 알래스카 북부 프루도베이 지역에서 남부 니키스키까지 약 1300㎞에 달하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가스관이 완공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시장으로 LNG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로 인해 국내 강관업계가 직접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에 생산라인이 있는 세아제강지주, 넥스틸의 현지 가동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세아제강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내 원유·가스 생산량 증가에 따라 에너지용 강관의 업사이클(호황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강관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캐나다는 미국에 용접강관을 수출하는 주요국 중 하나로, 추가 관세 부과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들어 철강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철강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부가 철강 제품의 일종인 중국산 저가 후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하면서 후판 생산업체인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제강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철강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강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4일 t당 106.1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14.8% 상승한 수치다.
전날 국민의힘도 국가전략기술·원천기술 세액공제율 확대, 국내 철강 공급망 강화를 위한 원산지 규정 확대 등 각종 정책이 담긴 철강산업 지원안을 속히 발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철강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KRX 철강지수는 전장보다 4.62% 오른 2062.42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16.41% 상승한 수치다.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