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가 보여준 MZ의 취향 코드
시즌 한정→확장 전략으로…‘시각적 경험+소확행 소비’ 공식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달 선보인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와 ‘말차 글레이즈드 티 라떼’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판매 기간을 한 달 연장한다.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700만잔이 팔리며, 초당 2잔꼴로 판매된 셈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는 510만잔, ‘말차 글레이즈드 티 라떼’는 190만잔이 판매됐다.
올해 출시된 30여 종의 프로모션 음료 중 최고 기록이다. 매장별 일평균 60잔 이상 팔리며 ‘카페라떼’를 제치고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많이 팔린 음료로 자리 잡았다.
‘말차 글레이즈드 티 라떼’의 인기는 Z세대(20대)를 중심으로 폭발했다. 20대 구매 비중이 35%, 30대가 32%로 나타나며, 전통적인 스테디셀러인 ‘아메리카노’ 20대 비중(17%)을 크게 앞질렀다.
◆“새로운 경험 + 한정판 감성”…MZ세대가 움직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흥행을 ‘MZ세대의 감각 소비가 만들어낸 현상’으로 진단한다.
스타벅스 음료의 시각적 요소가 SNS 확산력을 자극하며 “마셔보는 음료”를 넘어 “찍고 공유하는 경험”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스타벅스 신제품의 폭발적 반응은 MZ세대가 ‘새로운 경험’과 ‘한정판 감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준다”며 “단순히 맛이 아닌 ‘SNS에 올릴 만한 비주얼’이 판매를 견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디저트형 음료’로 확장되는 흐름을 상징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 관계자는 “700만잔 판매는 단순 유행이 아닌 한국 소비자들의 커피 소비가 점차 ‘달콤한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트렌드 리드하는 감각적인 캠페인
스타벅스의 이번 성공은 제품보다도 브랜드 전략의 정교함이 빛난 사례로 평가된다.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의 성공은 ‘스타벅스가 트렌드를 만든다’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큰 의미가 있다.
스타벅스는 데이터 기반으로 세대를 세분화하고, Z세대 취향을 정밀하게 겨냥한 콘셉트로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판매 기간 연장은 단순한 판매 전략이 아닌 성공한 캠페인을 ‘확장 테스트’하는 실험으로 해석된다.
향후 시즌 음료 기획에서도 짧고 강렬한 체험형 마케팅이 중심 축이 될 전망이다.
◆“커피, 이제 취향의 표현”
20대가 말차 음료 소비를 주도한 현상은 Z세대의 ‘자기만족형 소비’를 보여준다.
건강, 힐링, 감성 모두를 중시하는 세대에게 말차는 ‘자기관리+감각 소비’의 상징으로 통한다.
젊은 세대는 카페를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나를 드러내는 무대’로 사용한다. 커피는 취향의 언어이자 자기표현 도구인 셈이다.
스타벅스는 이런 세대 정서를 정확히 읽고, 음료를 ‘찍고 공유하고 싶게’ 설계했다. 이는 시각적 경험이 소비를 이끄는 시대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커피 시장의 ‘작은 사치’ 진화
이번 흥행은 침체된 소비심리 속에서도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가격대가 다소 높더라도 감각적 만족을 주는 제품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정 음료가 아메리카노 판매량을 위협한다면, 프리미엄 커피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이제 F&B 업계의 경쟁력은 단순한 맛보다 ‘경험 중심 기획’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마케팅의 새 공식, “한정에서 확장으로”
스타벅스의 ‘글레이즈드 시리즈’는 단순한 시즌 음료가 아닌 브랜드 팬덤을 강화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한정판’의 긴장감과 ‘비주얼 중심 경험’이 결합하면서 일시적 유행이 아닌 문화적 현상으로 확산된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를 기반으로 향후 시즌 마케팅을 ‘체험-확장-재활용’의 3단계 구조로 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커피 한 잔이 취향과 문화, 감각적 경험을 대변하는 시대다. 스타벅스는 그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감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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