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리 셰필드(57)는 메이저리그(MLB) 22시즌 통산 타율 0.292에 509홈런 1676타점을 기록했다. MLB 역사상 500홈런 이상을 기록한 28명 중 1명이다. 명예의전당(HOF) 보증 수표로 통하는 500홈런을 때렸지만 그는 ,HOF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기자단 투표를 통한 헌액은 이미 문이 닫혔다.
이유는 명확하다. 약물 논란이다. 셰필드는 MLB 사무국이 2007년 발표한 금지 약물 복용 선수 75인 명단(미첼 리포트)에 포함됐다. 미첼리포트 75명에 포함된 선수 중 HOF에 입성한 선수는 아직 아무도 없다.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셰필드는 그러나 자신의 약물 복용 의혹을 꾸준히, 그리고 강도 높게 부인하고 있다. 최근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그는 다시 한번 ‘나는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셰필드는 본즈, 클레멘스 등을 가리키며 “사람들은 내 이름을 그들과 연관을 짓지만 그건 옳지 않다. 그 사람들과 나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셰필드는 2002시즌을 앞두고 본즈와 함께 훈련했다. MLB 스타 선수들에게 약물을 공급한 ‘베이에이리어연구소(발코·BALCO)’ 관계자들을 만난 것도 이때다. 셰필드는 본즈와 훈련 중 수술 자리 실밥이 터졌고, 발코 관계자에게 연고를 건네받아 발랐다. 연고는 스테로이드가 포함됐지만 셰필드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고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 본즈를 향해 ‘나를 속였다.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셰필드는 지금도 같은 입장이다. 그는 USA투데이에 “그때 연고가 내 몸에 바른 유일한 이물질”이라고 말했다.
셰필드가 알고도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본즈, 클레멘스와 같은 선상으로 분류하는 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여론은 미국 현지에도 있다. 그들과 달리 셰필드는 약물 복용과 관련한 주변인들의 증언이 없다. 셰필드가 본즈처럼 급격하게 몸이 커지지도 않았고, 차원이 다른 성적 변화도 없었다는 이야기도 이어지고 있다.
셰필드는 기자단 투표를 통한 마지막 입성 기회였던 지난해 HOF 투표에서 63.9%를 기록했다. 2014년 첫 해 13.6% 이후 꾸준히 득표율은 올랐지만, HOF 입성을 위한 75% 기준치는 결국 채우지 못했다. HOF는 10년이 지나면 투표 대상에서 지워진다.
셰필드가 기대하는 건 현대선수위원회 평가다. 기자단 투표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현대선수위원회 평가로 HOF에 도전할 수 있다. 위원회 16명 중 12명의 동의를 받으면 HOF에 오른다. 지난달 MLB 사무국은 지난달 셰필드를 비롯해 본즈, 클레멘스 등 8명을 현대선수위원회 투표 후보로 선정했다. 오는 8일 결과가 가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