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로에 선 북핵 위기
이창위·박영준·손재락·조비연 지음
박영사
책은 1993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30여년에 걸친 협상에 의한 비핵화가 '공허한 레토릭'으로 전락했다는 뼈아픈 현실 진단에서 출발한다. 북한의 기만전술에 속절없이 당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북한의 핵·미사일이 한국의 실존적 위협이 됐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비핵화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하고, 발등의 불이 된 북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트럼프 2기에 북·미 대화 재개가 거론되지만, 공저자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환상과 현실의 이중주'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들은 한국의 핵잠재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원칙과 로드맵을 제안하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그랜드 바게인을 제시한다. 한·미·일 안보 협력을 3국 확장억제 연대 또는 핵공유 구상으로 이어가자는 아이디어도 눈길을 끈다.
공저자 4명은 오랜 세월 북핵 해법을 천착해온 '북핵 드림팀'이다. 이창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2019년『북핵 앞에 선 우리의 선택』을 출간해 반향을 일으켰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손재락 건국대 객원연구위원은 국정원 국장 출신으로 북핵 6자 회담에 직접 참여한 베테랑이다. 국방연구원(KIDA)에서 최근 세종연구소로 옮긴 조비연 박사는 확장억제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