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시달리다 물에 잠긴다…‘기후 위기 최전선’ 태평양 섬나라들

2025-04-23

기후 위기로 인해 태평양 지역의 섬나라들의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수면은 전 세계 평균의 두 배, 해수면 온도는 세 배 상승해 섬 주민들의 삶이 위협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태평양 도서 국가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비정부기구(NGO) ‘기후미디어허브’를 통해 낸 ‘태평양 지역에 나타난 기후 위기 영향’ 보고서를 보면, 태평양 서부 열대 지역은 1993년 이후 해수면이 약 10~15cm 상승했다. 전 세계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향후 30년 동안 투발루와 키리바시, 피지 등 태평양 섬나라는 해수면이 최소 15cm 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발루 일대는 현재 연간 조수 범람일이 5일 미만이지만, 2050년대에 이르면 평균 25일 범람이 일어날 수 있다. 같은 기간 키리바시 일부 지역의 범람일은 연간 5일 미만에서 평균 65일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면 온도 오름세도 가파르다. 남서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1980년 이후 전 세계 평균에 비해 세 배 빠르게 상승했다. 해양 폭염의 발생 빈도 역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기상 이변도 심상치 않다. 1975년부터 2009년 기간 동안 남태평양 지역에서 카테고리 4, 5에 해당하는 강력한 열대성 폭풍(사이클론) 발생 빈도가 늘었다. 카테고리는 열대성 폭풍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카테고리 1이 가장 약하고 카테고리 5가 가장 강하다.

2015년에는 카테고리 5에 달하는 사이클론 팸(Pam)이 바누아투를 강타했다. 바누아투는 4억4940만달러 규모의 피해를 보았다. 바누아투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7억5800만달러 수준인데, GDP의 60%에 가까운 피해를 본 것이다. 2016년에 발생한 사이클론 윈스턴(Winston)은 피지에 43명의 사망자를 내고 GDP 3분의 1 수준의 경제적 피해를 남겼다.

2018년에는 통가가 열대성 폭풍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카테고리4 사이클론 기타(Gita)는 통가 인구의 80%, 1억6500만달러 규모의 피해를 줬다. 통가의 GDP 규모는 4억6100만달러다. 2023년 남서 태평양 지역에서는 홍수 관련 재난 34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2500만명이 피해를 봤다.

기후 위기는 고령층에게 더 치명적이었다. 태평양 지역의 강도 높은 폭염으로 고령층 초과 사망률의 연간 추정치가 대폭 상승했다. 2013~2022년 태평양 지역 고령자의 폭염 관련 사망은 2000~2009년 대비 49% 증가했다. 기후미디어허브는 “태평양 지역 섬 국가들은 해수면 상승과 강도 높은 폭풍, 해양 조건의 변화로 생태계가 달라지고 있다”며 “전 세계 기후위기 최전선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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