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신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도 전례 없는 정치 상황 속에 경기 하방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들의 경영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NH농협금융그룹이 지난 2월 3일 새 사령탑으로 이찬우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맞이했다. 취임 58일차를 맞이한 이 회장은 거듭 경영 키워드로 '신뢰'와 '혁신'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사고 무사고'로 고객 신뢰를 다지는 동시에, 혁신과 회사별 핵심역량 강화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손익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이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키워드는 신뢰다.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거듭된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국민 신뢰 저하가 심각한 까닭이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금융의 가치는 고객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며 "고객의 신뢰 없는 금융산업은 모래성일 뿐이며, 농협금융도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에게 신뢰받는 농협금융이 되기 위한 '금융사고 제로화'의 초석을 놓아야 한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체계를 시스템에 의해 관리될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올해부터 도입되는 책무구조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작은 규모의 금융사고라도 엄중히 책임을 묻는 조직문화를 구축할 방침이다.
변화와 혁신도 주목할만한 키워드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협금융의 생존에 직결되는 △인구구조 변화 △기후 변화 △디지털 기술혁신 등 3대 메가트렌드를 가리키며, 선제적이면서 기민한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로 비롯된 인구구조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 강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환경 구축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마케팅 역량 제고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7일 열린 임직원과의 첫 회의에서도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이 회장은 "저출생·고령화의 국가적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자회사의 속도감과 실행력 있는 적극적 대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스크관리 강화를 통한 변화와 혁신도 주문했다. 이 회장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환경, 변화와 혁신에는 리스크가 항상 같이 하게 된다"며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국제적인 규제환경의 변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출현 등에 따른 위험을 면밀히 사전에 예측·분석하고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너지사업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11개 자회사뿐만 아니라 경제사업과 전국 농축협을 포함한 범농협 네트워크는 다른 금융회사가 갖지 못하는 농협금융만의 강점"이라며 "금융 자회사 간 협업에는 한계, 범농협과 더불어 외부기관과의 협업으로 농협금융의 시너지 영토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회장은 신뢰와 혁신의 가치를 강조하며, 궁극적으로 '신뢰의 금융,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이 도전정신과 유연한 사고로 무장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시계 제로 상황의 2025년이지만, 지속적인 혁신과 회사별 핵심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며 "기존의 방식을 초기화하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과 도전정신을 가져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