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10일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공식인터뷰에서 “할머니가 된 느낌”이라며 웃었다. 26살에 불과한 그가 이런 말을 한 것은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인식이 담겨있다.
코르다는 “스포츠가 멋진 이유는 항상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더 뛰어나고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면서 “그래서 절대 지금 자리에 안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새로운 강자들이 계속 등장했고, 지난주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이리시 오픈에서 아마추어 세계 1위 웬디 워드(잉글랜드)가 프로선수들을 6타 차로 제치고 우승한 것 등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코르다는 올해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엔 초반 10개 대회에서 6승을 거두는 등 7승을 올렸지만 올해는 두 차례 준우승이 최고성적이다. 지난해보다 평균타수는 더 낮아졌고, 볼스트라이킹과 퍼트능력이 더 향상됐는데도 그의 지배력은 약화됐다.
올해 LPGA투어 17개 대회에서 각각 다른 우승자가 나왔을 정도로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작년에는 코르다를 비롯해 리디아 고(뉴질랜드), 아타야 티띠꾼(태국), 인뤄닝(중국) 4명이 15승을 거뒀지만 올해는 그들 가운데 2승(리디아 고, 티띠꾼)밖에 나오지 않았다.
코르다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마치고 나흘동안 전혀 클럽을 잡지 않았고, 처음으로 필라테스를 시도해봤다”며 “잘 안 풀리는 시기엔 억지로 연습을 하는게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어서, 정신적인 회복에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지금껏 한 번도 톱5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변화가 어떤 결과를 맺을지 주목된다.
세계 2위 리디아 고는 “제가 뛰기 시작한 투어 초창기에 비해 우승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때도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리더보드의 다양성이 더 커졌다”며 “골프는 인치의 게임이라고 하는데, 정말 약간의 차이가 우승을 가르고 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거뒀고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 “특별한 인연이 있는 프랑스로 돌아와 기쁘다”는 그는 “10년 전 우승할 때와 달리 구질은 페이드로 바뀌고 비거리도 10~15야드 늘어 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그 해에 퍼트가 정말 좋았는데 이번주도 그게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후루에 아야카는 “올해는 일본에서도 젊고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와서 활약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내가 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고, 그런 점이 더 큰 자극제가 된다”며 타이틀 방어 각오를 다졌다.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 있는 만큼, 한국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데뷔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최혜진, 챔피언 복귀를 노리는 고징영과 전인지, 그리고 시즌 2승을 꿈꾸는 유해란, 김효주, 김아림, 임진희, 이소미, KLPGA 대표로 나선 황유민 등이 메이저 퀸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