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분쟁 중 아동 성폭력’ 역대 최다 우려

2025-06-25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전쟁과 무력 충돌 속에서 아동에 대한 심각한 권리 침해가 역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6월 20일 발표한 ‘아동과 무력분쟁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발생한 중대한 아동권리 침해는 총 4만 1,370건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유엔은 아동에 대한 심각한 침해로 ▲살해 및 중대한 상해 ▲납치 ▲성폭력 ▲아동 징집 ▲학교 및 병원에 대한 공격 ▲인도주의적 접근 6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은 아동 살해 및 중대한 상해로, 1만 1,967건이 보고됐다. 지역별로는 팔레스타인 점령지(8,544건), 콩고민주공화국(4,043건), 소말리아(2,568건), 나이지리아(2,436건), 아이티(2,269건)순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최소 1,938건이 확인돼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집단 성폭행 사례도 크게 늘어, 유엔이 관련 수치를 기록하기 시작한 202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아이티(566건), 나이지리아(419건), 콩고민주공화국(358건), 소말리아(267건) 순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성폭력이 제대로 신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아동이 사회적 낙인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침묵하거나, 의료와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최근 집단 성폭행의 증가가 성폭력이 무장 세력의 전술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부 무장 단체들은 점령 지역의 통제를 강화하거나 민간인을 몰아내기 위해, 혹은 특정 성별이나 민족 집단을 겨냥해 여아를 납치하거나 강제로 징집해 성폭력을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전쟁 무기와 같은 전략적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성폭력 피해 아동은 평생에 걸쳐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며, “성장 중인 신체에 입은 손상은 배뇨 장애, 불임, 만성 출혈과 통증, 성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임신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출산 합병증은 물론, 교육 중단과 사회적 낙인 등 2차 피해로 연결된다”고 경고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성폭력 피해를 본 레베카(16세, 가명)는 “땔감을 구하러 숲에 갔다가 무장 괴한들에게 붙잡혀 강간을 당했어요. 아무리 소리쳐도 도와줄 사람은 없었어요. 집에 돌아온 뒤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병원에도 가지 않았어요. 너무 무섭고 수치스러웠어요.”라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은 “예전에는 숨겨졌던 성폭력이 이제는 전쟁의 전략이 되고 있다”며, “이런 행위는 총과 폭탄만큼이나 심각한 범죄로 다뤄져야 한다. 각국 정부는 생존 아동에 대한 치료와 회복을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