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내건 임종룡 회장, 우리금융F&I 존재감 드러낼까

2024-12-17

[FETV=임종현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취임 후 비(非)은행 부문 강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그룹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 속에서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금융F&I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금융F&I는 부실채권(NPL) 투자와 자산 관리 전문성을 보유한 계열사다. 설립 3년을 맞아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5위에 올라서며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F&I의 올해 3분기 말(1~9월) 누적 순이익은 118억원으로 전년 동기(12억원) 대비 883.3% 급증했다. 2022년 출범 첫해 당시 연간 순이익이 9억원, 지난해에는 39억원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실적이다.

올해 실적 호조의 주요 배경으로는 이자이익 급증이 꼽힌다. 이자이익이 크게 늘며 이자비용 증가를 상쇄한 결과다. 올 3분기 순이자이익은 241억원으로 전년 동기(83억원) 대비 190% 증가했다. 이중 이자수익이 556억원으로 전년(153억원) 대비 263% 늘었고, 이자비용은 315억원으로 전년(70억원) 350% 증가했다.

이자수익은 크게 예치금이자, 대출채권이자, 기타이자수익이 있다. 이중 대출채권이자가 전체 이자수익의 약 99%를 차지한다. 대출채권이자는 2022년 66억원, 지난해 254억원, 올 3분기 누적 555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F&I은 주 업무는 NPL사업으로 부실채권을 공개경쟁입찰 등을 통해 매수 후 부동산 처분 등으로 채권을 회수한다. 3개월 이상 원리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는 부실채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해 채무자로부터 원금과 함께 이자(연체 이자나 지연 손해금 등 포함)를 회수한다. 채권 회수율이 높아질수록 이자수익도 커진다.

코로나19 이후 은행 등 금융권 연체율 악화에 따라 부실채권 매각 시장 규모는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금융도 부실채권 시장 규모 확대 예상에 따른 선제적 대응 및 그룹 내 시너지 극대화를 목적으로 2022년 1월 NPL투자사 우리금융F&I 출범했다.

우리금융은 8년 만에 NPL 시장에 재 진출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구(舊) 우리금융F&I를 자회사로 운영한 경험과 현재 우리종금의 NPL 투자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금융F&I가 시장에 조기 정착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F&I 설립은 코로나19 이후 NPL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전략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우리은행, 우리종금,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자산신탁 등 관련 자회사와 다방면에 걸친 시너지 창출 등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금융도 우리금융F&I에 대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5월 우리금융은 1200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자본확충을 통한 영업 경쟁력 확보 및 중장기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금융F&I는 NPL 전업사 중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1일 우리금융F&I 장기신용등급을 업계 최초로 'A-'에서 'A0'로 한 단계 상향했다. 단기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상향 이유로 ▲자체 이익누적 등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자본적정성 유지 ▲NPL 시장 내 사업기반 확대 전망 ▲투자자산 담보가치 고려 시 낮은 부실화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실적 및 자본과 유동성의 강점을 인정받아 A0로 등급 상향에 성공했다"며 "설립 3년 만에 신용평가 등급이 상향된 회사는 NPL 전업사 중 우리금융F&I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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