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몬 회생을 위해 5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한 오아시스가 공격적인 투자에도 안정적인 재무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차입 경영 기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유동성과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 중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당초 이달 11일 영업 재개를 계획했으나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최종 종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회생 절차가 종결돼야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법원의 승인이 필요한 절차가 많아 불가피하게 리오픈을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판매자 채권 변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변제금액은 96.5%, 변제 인원은 94.9%가 완료됐다. 변제금을 찾아가지 않은 채권자 몫은 별도로 예치돼 있어 추후에도 수령할 수 있다. 티몬은 이달 내 회생 절차가 최종 종결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후 신뢰받는 플랫폼으로 새 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아시스는 티몬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인수대금 116억원 납부에 이어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500억원을 추가 투입하며 총 616억원을 집행했다. 신규 물류센터 확보, 시스템 개편, 채권 변제, '익일정산' 제도 구축 등 영업 정상화를 위한 기반 마련이 핵심 목적이다. 회생 절차에 들어선 티몬이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운영 자금을 오아시스가 대신 책임진 셈이다.
이에 시장 관심은 자연스럽게 오아시스의 곳간 사정에 쏠렸다.
예상 밖의 대규모 추가 투자에도 오아시스의 재무 상황은 안정적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1년 135억원, 2022년 158억원, 2023년 274억원, 2024년 386억원으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금성자산은 2023년 1187억원, 2024년 1489억원, 2025년 1분기 1500억원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2분기에는 꺾였다. 2분기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398억원대로 올해 초 '아임닭' 브랜드 운영사 인수 과정에서 수십억원을 집행한 1분기(약 1500억원)보다 약 100억원 줄었다.
실적 지표는 외형 확장세를 뒷받침한다. 2분기 매출은 14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하며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충성 고객 매출은 37% 늘었고, 방문자 수도 30% 가까이 증가해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광고와 프로모션 비용 등 공격적 마케팅 집행이 원인이다. 오아시스 측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만큼 성장세를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며 전략적 성격을 강조했다.
오아시스는 창립 이후 14년 넘게 무차입 경영과 흑자 기조를 이어오며, 유동비율 292%, 부채비율 44%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반기 말 기준 매출채권과 기타채권 등 자산 항목이 1700억원대와 9300억원대 규모로 합산되며, 리스채권까지 포함하면 총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채무는 매입채무 3260억원, 기타채무 5100억 원, 리스부채 1조 1200억원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특히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를 유지해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배당이나 대규모 설비투자보다는 보수적 재무운용을 통해 현금이 꾸준히 축적되는 구조가 특징으로 안정성과 성장잠재력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티몬의 리오픈이 지연되면서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지만, 오아시스의 재무적 뒷받침과 채권 변제의 순조로운 진행이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차입 구조와 꾸준히 늘어나는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 M&A나 신규 투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티몬 지원은 오아시스가 새벽배송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7월부터 부산으로 새벽배송 권역을 확대했고, 8월부터는 대구·창원까지 진출하며 신규 회원 확보와 매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운영과 서비스 품질 강화를 통해 고객 신뢰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