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영업익 증가…국내 증시 부진에도 웃음

키움·삼성·미래에셋, 영업이익 흑자전환 성공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상장 증권사 6곳 중 5곳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는 2258억 원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2770억 원과 비교하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흑자전환은 물론 물론 2000억 원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증권은 -23억 원 적자에서 2120억 원, 미래에셋증권은 -904억 원 적자에서 2230억 원으로 전망됐다.

한국금융지주는 287억 원에서 2432억원으로 1년 사이 분기 영업이익이 약 8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은 1354억 원에서 1945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44%가량 늘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4분기 5580억 원에서 지난해 4분기 5519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감소 폭은 1.1%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0% 늘어난 1조1483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어 키움증권이 1조1263억 원, 삼성증권이 1조1916억 원, 한국금융지주가 1조2717억 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복귀가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긴 증권사는 2021년 5곳에 달했으나 2022년에는 메리츠증권 1곳에 그쳤고 2023년은 전무했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실적 호조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거래가 크게 위축됐던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상반기에는 양호한 증시 흐름에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으나 하반기에는 1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전체로 보면 2%가량 줄었기에 체감 대비 감소 폭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은 모습에 대해 한국은행의 연속된 금리 인하와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가 국내 주식시장 부진의 영향을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금리인하 기조를 활용한 트레이딩과 IB(기업금융)에서 실적 개선 모멘텀을 찾은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는 부동산 PF 잔여 부실 처리 등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