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IT 실무진 美 CES에 총출동···'AI뱅커' 달라질까

2025-01-08

금융권 IT 담당 실무진들이 미국에서 열린 국제IT·가전박람회(CES)에 대거 참석해 최신 인공지능(AI) 트렌드를 점검한다. 디지털 전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금융권은 CES에서 소개된 IT 신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2025 CES에 실무직원들을 대거 파견했다.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AI 등 새로운 IT 신기술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고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은행 등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을 핵심 경영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CEO들은 최근 수년간 CES를 직접 참관하며 IT 신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과거와 달리 올해 CES에는 금융권 CEO들이 대부분 불참하고 실무진들이 직접 참관한다.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 등 5대금융지주의 참관단은 총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B금융은 디지털부문 전문가인 최재홍 사외이사를 비롯해 지주, 은행, 손해보험 등 그룹 내 플랫폼 관련 부서의 실무직원을 중심으로 약 20여 명을 CES에 파견했다. KB금융은 실무진들이 신기술을 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무자 중심의 참관단을 꾸렸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전시부스를 운영하는 신한금융은 부장급 이하 계열사 직원 총 35명이 CES 출장길에 올랐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이번 CES에서 AI 은행원을 시연하고 최신 AI 기술을 둘러볼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CES에서 미래은행의 상담채널 컨셉을 선보였다. AI 은행원과 디지털 데스크를 통한 환전업무와 예금상품 가입 등을 시연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금융투자 관련 콘텐츠도 제공한다.

우리금융도 임직원 15명을 CES 현장에 보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과 계열사 IT 담당 실무진으로 구성된 참관단은 AI 등 금융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 IT 기술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NH농협금융도 지주와 은행을 중심으로 20여명의 실무진이 CES를 관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난해 함영주 회장이 참관했던 하나금융은 올해 CES 참관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2년 연속 참관단을 꾸렸던 하나금융은 올해 높아진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융시장 안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CES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가전 전시회로, 올해는 166개 국가에서 4500개 넘는 기업이 참가한다. 이번 CES의 핵심 주제는 AI로, 과거와 달리 일상에 적용된 AI 기술들이 대거 공개됐다. AI 기술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대중화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올해 CES 출장길에 오른 금융권 실무진들은 최신 AI 기술을 금융서비스에 접목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내재화해 고객들의 금융 편의성을 높이고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게 금융권의 복안이다.

이번 CES에 IT 실무진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향후 다양한 AI 금융서비스들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국내은행들의 디지털화 전략은 채널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수준에 그쳤지만, 플랫폼 업체와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공격적인 입장으로 전환한 상태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KT와 손잡고 홈브랜치에서 간편 은행업무를 지원하는 AI 상담사를 도입한 데 이어 금융권 최초로 AI 영업점(AI 브랜치)을 선보였다. 국민은행의 경우 'AI 콜봇 서비스'를 개발해 대출 연체관리와 예·적금 만기 안내 등의 업무를 맡기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구글클라우드 동남아 총괄인 마크 미칼레프는 금융권의 AI 기술이 올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 승인 등 일상적 업무를 AI가 맡아 직원들이 전략적 업무에 집중하도록 지원하고, 텍스트·이미지·오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 유형을 처리하는 '멀티모드 AI'가 고객 서비스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AI는 점점 정교해지는 금융사기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를 통해 생성된 맞춤형 정보와 분석결과가 금융활동 전반의 고객만족도 제고와 금융산업의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며 "개별 고유문화 및 전략적 강점요소들을 AI와 융합해 차별화된 고객만족 요소들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향후 금융회사들의 최대 고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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