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하마 SK온, 흑자 전환 '시계제로'

2025-04-10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SK온이 올해 1분기도 위태로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외형 성장을 위해 최근 3년간 약 5조5000억원에 달하는 외부 자금을 유치하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몸집을 불려왔는데, 올해 1분기도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에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온, 유증 통해 외형 성장 확대 '주력'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4분기 35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 1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연간 기준 매출은 6조2666억원으로, 1년 전(12조8972억원)보다 51.4% 줄었고, 영업손실도 1조12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818억원) 대비 규모가 확대됐다.

이 가운데 SK온은 지난 3년간 총 5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5조5000억원의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 유상증자는 대부분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거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달된 자금은 채무 상환, 운영자금, 타법인 투자 등에 사용됐으며, 유상증자 외에도 일부 내부 보유 현금 및 차입 등 기타 자금을 포함하면 전체 자금 집행 규모는 약 6조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는 아직 정기예금 등 금융상품에 예치 중이며, 향후 연구개발(R&D) 센터 건설 등 미래사업 투자에 활용될 계획이다.

수익성 회복은 요원···1분기도 흑자 불투명

문제는 SK온의 적극적인 자금 유치와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부분이다. 실제 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출범 후 2024년 3분기(매출 1조4308억원·영업이익 240억원)를 제외하고서는 단 한 번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마저도 1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SK온은 지난해를 아쉽게 마무리했다.

생산기지 확장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22GWh 규모 자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또 고객사와 합작법인(JV) 형태로 조지아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지에 총 4곳의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하지만 배터리 산업은 설비 투자 비중과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고정비가 빠르게 늘어나면 오히려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정비 부담과 더불어 메탈가 하락, 전기차 캐즘 등 녹록지 않은 대외환경에 올해 1분기 실적 회복도 불투명하다. 배터리 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큰 산업인데, 최근 리튬과 니켈 등 주요 메탈 가격이 하락하면서 배터리 판가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메탈가가 하락하면 원가 절감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배터리 가격도 동시에 떨어지기 때문에 전체 수익 구조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SK온도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판단했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저점 이후 점진적 회복을 통해 연간 매출 및 손익은 전년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온은 실적 개선을 위해 ▲주요 고객사와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향 배터리 출하 본격화 ▲이에 연계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치 금액의 증가 ▲원가 구조 개선 및 수익성 재고 활동 추진 강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및 SK엔텀과의 합병 시너지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당분간 유상증자 계획은 낮을 듯

SK온은 당분간 대규모 유상증자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포드 및 현대차와 합께 미국 내 JV 공장 4곳의 건설이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작년 말에는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최대 96억달러 규모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M) 정책금융 대출을 확보하면서 자금 운용 여력이 확대되면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진행된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올해는 CAPEX(설비 투자비) 규모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미 지난해 대규모 차입을 통해 필요한 자금도 상당 부분 확보한 만큼, 추가적인 외부 자금 조달 필요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SK온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장사의 유상증자처럼 주주가치 훼손 우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는 외형보다 실질 수익을 내는 구조가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수익 구조를 얼마나 빨리 정립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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