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못한 유언

2024-10-29

부모 역할은 당연한 책임이다. 나이가 들면서는 그리움의 정으로 채워져만 갔다. 해주지 못한 미안함은 땅으로 묻어야 했다. 되짚어 보면 좋았던 부분은 손에 꼽히고 아쉬움은 상처로 남아있다. 이유야 백가지 겉으로는 당당해도 부끄러운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일기장을 꺼내 보면 기쁨과 슬픔이 반반이고 울음과 웃음을 저울질해 보니 중간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늙고 병들어야 진짜가 보인다는 말은 누구라도 맞다며 찬성할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하면 으뜸인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 분명한 최고가 되겠다는 혼자만의 욕심은 전혀 다른 세계의 일. 그냥 푸념만 나온다.

자식 위한 수고에 흙먼지 뒤집어 쓰며 했던 노동은 보람이었고, 두둑해진 주머니는 뿌듯함은 안기며 행복하고 즐거운 노래가 불려졌다.

아이에서 어른이 돼가는 과정은 순간이다. 별을 헤아리던 동심은 훌쩍 자라 지금의 위치에 있다.

저녁 노을이 거울을 본 듯한 모습이어도 마음 한구석의 열정은 젊다. 뭐든 할 수 있다며 도전하는 자세는 희망을 불러낸다. 또 다른 나만의 방식으로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거친 승부를 펼치며 이기는 싸움을 해내자.

승연 씨 기분은 외롭고 쓸쓸하다. 딱히 이거다 싶은 생각 때문에 답답한 게 아니었다. 불현듯 생각나는 엄마는 고마움의 깊음보다는 표현하지 못했던 안타까움을 먼저 불러일으킨다. “네가 있어 다행이었다.”가 마지막 유언. 손으로 전해지던 뜨거움도 여전히 남아 있다.

준비했던 이별 속 위로는 충분했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허공에 맴돌았던 말은 무엇일까? 들어도 소용없는 과거이지만 기도의 제목은 오늘과 내일이 다르지 않다.

망자의 선한 모습 속 간절함에 답은 이렇다.

젖먹이 아이였던 시절, 업고 나서면 동네 아낙들의 귀엽다, 이쁘다를 독차지했다. 구름을 밟은 듯 신명이 절로 났고 남보다 배가 되는 노력으로 상이라도 타오면 하하 호호 울타리도 넓어졌다. 결혼한다 신랑감이라 소개할 때는 잘했다 싶으면서도 왠지 모를 허전함도 컸다. 부자와 가난은 있다가도 없는 법. 삶의 가치는 아름다워야 한다. 늦지 않은 사랑에 귀함과 운명을 거스리는 못난 타협은 꼬리표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다. 머리가 아닌 본능적인 직감에 충실하고 남들의 편견에서 자유를 찾아내자.

모든 건 원래의 정해진 순서.

오지 않을 두려움에서 벗어나라는 명령과 함께 호된 가르침이다.

철부지 언니를 뒷바라지하는 착하기만 한 동생에게 지금 당장의 현실은 무거운 짐이더라도 흥부 집에 제비가 찾아오듯 복이 돼 돌아옴을 알아내자.

세상에 태어남은 발전하는 과정이다. 특별한 인연과의 만남에 꽃 같은 그림을 새겨라는 그만이 간직한 비밀을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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