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테크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스탠다드에너지가 머리를 맞대고 데이터센터 전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인공지능(AI) 개발에 돌입했다. 데이터센터 내 서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간 전력 흐름을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로 관리하는 AI다. 이번 AI 공동 개발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ESS 시장 공략에 필요한 선수(先手)를 장악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과 스탠다드에너지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스템 운영 AI(ESS 제어 AI)'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AI는 AI 데이터센터 내 서버와 ESS 간 전력 공급 현황을 확인하고 전력 부하를 자동으로 관리할 용도로 만들어진다. 양사는 앞서 올해 8월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서버와 스탠다드에너지의 바나듐 이온 배터리 ESS를 물리적으로 결합한 신사업 모델 도파민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재 개발 중인 ESS 제어 AI는 도파민에 탑재될 양사의 다음 단계 합작품이다.
두 기업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전력 비용 부담 문제를 해소할 목적으로 ESS 제어 AI 개발에 나섰다. 보통 데이터센터는 한국전력공사 등 전력 사업자로부터 전기를 받은 후 서버에 이를 직접 공급한다. 이 경우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최대수요전력(피크 전력)이 계약전력을 2회 이상 초과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초과사용부가금을 납부해야 한다. 초과사용부가금의 특징은 초과 전력 사용분의 요금이 기본요금 대비 적게는 1.5배, 많게는 4배로 가중 청구한다는 점이다. 최대수요전력 초과 횟수가 늘어날수록 가중 배율이 높아져 초과사용부가금은 전력 사용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AI 사용자의 이용 패턴에 따라 전력 초과 사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만큼 초과사용부가금에 쉽게 노출된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챗GPT로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풍의 프로필 사진을 만드는 게 유행해 서버 과부하가 발생한 것처럼 언제든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약전력을 초과하는 전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ESS가 비축해 둔 전기를 서버에 공급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초과사용부가금 부담에서 한 층 자유로워진다.

ESS를 활용한 서버 전력 공급에 AI가 필요한 이유는 ㎳ 단위로 ESS 전력 방출 여부를 판단하고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기요금 뿐만 아니라 AI 서버 성능과도 직결되는 기술이다. AI 서버의 전력 수요가 급작스럽게 치솟는 상황에서 3㎳ 이내에 필요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면 AI 서버의 연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양사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서버의 전력 수급 데이터를 학습해 초과전력 상황을 예측하고 긴급 상황 시 3㎳ 이내에 ESS의 전력을 방출할 수 있도록 ESS 제어 AI를 설계하는 중이다.
리벨리온과 스탠다드에너지의 공동 전선 구축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의 성장 양상과 맞물려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ESS 시장 규모는 올해 22억 달러(약 3조 2400억 원)에서 2035년 45억 달러(약 6조 6200억 원)로 커질 전망이다. 양사는 내년에 도파민과 ESS 제어 AI를 결합한 제품의 상용화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안엔 ESS 제어 AI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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