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4.10 06:00 수정 2025.04.10 06:00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10일 조영기 신임 게임산업협회 회장 임기 시작
넷마블·CJ 거쳐…게임·영화 등 콘텐츠 이해도 높아
질병코드·확률형 아이템 징벌적 손배제 등 과제 多
조영기 "폭넓은 게임산업 관계자들 의견 청취 중"

한국게임산업협회 조영기호(號)가 출범하면서, 게임업계가 10년 만에 새로운 리더십을 맞았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 이슈 등 협회에 산적해 있는 선결 과제들을 완만히 풀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0일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부터 2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지난 2월 열린 제21차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추대됐다.
삼성전자 출신인 조 회장은 2007년 CJ인터넷에 입사하며 게임업계와 연을 맺었다. 2011년 CJ인터넷게임즈 대표를 거쳐 2012년부터 3년간 CJ ENM 게임산업부문(현 넷마블) 대표를 맡았다. 넷마블을 이끄는 동안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흥행작을 연달아 배출했다.
그는 다양한 실무 경험과 뛰어난 소통 능력으로 임직원들로부터 높은 신임을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품이 뛰어나신 분으로 현직에 계실 당시에도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다 잘 따랐고, 게임 산업에도 엄청난 애정을 갖고 있다"며 "질병코드나 확률형 아이템 등 여러 이슈 전반에서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산업협회를 이끌게 된 조 회장은 중대한 과제를 여럿 마주하게 됐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가 꼽힌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후, 국내에서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포함된 WHO의 ICD-11(질병 분류 체계)을 각색없이 KCD(한국표준질병분류)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지 7년이 흘렀으나 산업계와 의학계가 팽팽히 맞서는 탓에 논의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CD 10차 개정 초안 발표가 올해로 점쳐지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게임을 질병으로 규정할 시 창작 활동을 포함한 문화 향유권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더 나아가 문화 콘텐츠로서 게임의 위상이 훼손돼 산업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해 11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분류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WHO에 제출했으나, 아직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시일 내 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대응논리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도 중요한 화두다. 개정안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표시하지 않았거나 거짓으로 표시한 경우, 게임사가 자신들의 고의나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최대 3배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국내 게임사들이 보편적으로 택하고 있는 수익 모델에 규제가 새롭게 도입되는 셈이라 업계 목소리를 담은 현실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중소 규모 게임사들은 규제 준수를 위한 추가비용 투입이 어려워 협회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조기 대선 돌입으로 게임 관련 법안과 정책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협회 역시 업계 건의사항과 입장을 속도감 있게 제시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조 회장이 지스타 조직위원회를 겸하게 되는 만큼,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지스타를 국제 게임쇼로 도약시키기 위한 묘책도 절실하다.
협회는 이같은 상황과 여건을 반영한 게임산업업계 방향성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기 회장은 데일리안의 질의에 "게임산업협회 직원 분들, 게임업계 및 법조계, 학계, 정부기관 등 게임 산업과 관련된 분들의 의견을 청취해 게임협회가 해나가야 하는 일들을 정리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