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3월이 되며 본격적인 정기주주총회 시즌 막이 올랐다. 올해 식품업계는 분기배당 조항을 신설하거나 보완하고 전반적인 경영 안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식음료기업의 슈퍼 주총데이는 오는 26일이다.
이날 ▲오뚜기 ▲SPC삼립 ▲풀무원 ▲하림 ▲오리온 ▲삼양식품 ▲KT&G 등이 주총을 진행한다. 이어 28일에는 ▲남양유업 ▲매일홀딩스 ▲매일유업 ▲크라운제과 등이 주총을 개최한다.
◆ SPC삼립·풀무원·KT&G, 분기 조항 신설·보완 예정…자본시장법 개정 영향
올해 식음료업계 주총의 이슈로는 중간배당이 눈에 띈다. 이 중 SPC삼립과 풀무원, KT&G가 분기배당을 위한 조항을 신설하거나 보완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배당기준일을 3월, 6월, 9월말로 규정한 부분을 삭제했다.
기존에는 이와 함께 45일 이내 이사회를 열고 배당액을 결정하도록 해, 배당 받는 주주 명단을 확인하고 금액을 확정할 수 있었으나, 이것이 삭제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올해부터 분기배당도 이사회 결의로 배당액을 확정한 이후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SPC삼립은 배당기준일을 변경하고 분기배당을 위해 정관상 35조 2항을 신설한다. KT&G도 분기배당 기준일을 변경할 계획이다.
풀무원 역시 분기배당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사항을 반영해 이사회 결의로 분기배당과 그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개정한다.
◆ 삼양식품·오리온·매일유업, 사내이사 재선임…불확실성 속 내부 안정화 꾀할 전망
최근 계엄령 사태와 탄핵 정국 등 국내의 불안정한 상황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해외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식품업계는 경영 안정화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총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사내이사를 재선임해 내부 안정화를 꾀할 전망이다.
먼저 삼양식품은 김동찬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김 부사장은 불닭볶음면 브랜드 성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이후 약 1년 만에 부사장이 됐다.
오리온 역시 이승준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이 대표는 오리온 연구소장 전무, 글로벌 연구소장 사장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오리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매일유업도 김선희 부회장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그는 2014년 매일유업 대표 사장 자리에 올랐고 2023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상정하지 않는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023년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3년 만에 롯데칠성 사내이사로 복귀한 바 있다.
신 회장의 자리에는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가 신규 선임된다. 이 총괄대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맡았고 2021년부터는 롯데웰푸드 대표로 재직 중이다.
이들 기업이 내실 안정화를 택하는 것은 여전히 국내 상황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내수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국내 상황이 불확실해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일단 올해 상반기에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다는 가정 하에, 기업들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경영에 나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