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 스케줄 재편 고객 편의 높인다

2024-12-19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국내 대형항공사(FSC)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여행 일정을 계획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과거 양사 경쟁으로 불가피하게 중복됐던 노선 스케줄을 분산하고, 여유 기재를 활용해 신규 노선을 발굴하는 등 고객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내부적으로 수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승에 효율적인 시간대로 노선 스케줄을 배치함으로써 우리나라 인천국제공항을 아시아 제1의 허브(Hub) 공항으로 격상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의 여행객을 끌어오는 환승은 공항과 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요소가 된다. 해외 각국이 허브 공항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최적화된 스케줄로 항공편을 운영한다면 한국 출발 여행객들은 물론 해외 환승객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의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하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인천국제공항과 시너지를 낼 경우 국내 항공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슷한 시간대에 출발하던 비행편을 오전·오후로 분산… 여력 기재로 신규 취항지 늘려

항공편 스케줄 재배치는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양사 통합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분야다. 당장 예약할 수 있는 항공편 시간대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목적지의 항공기 스케줄을 편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주요 노선 승객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없다는 불가피한 이유였다. 통합 이후에는 이 같은 요인이 없어지는 만큼 승객들에게 더욱더 다양하고 편리한 항공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승객들도 효율적인 여행 일정을 계획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호주 시드니를 출발해 인천을 거쳐 영국 런던으로 가는 일정의 경우 기존에는 17시간 가까이 대기해야 했지만 3시간 20분 대기로 환승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오후 시간대에 중복된 양사 스케줄 중 1개를 오전 시간대로 분산하면 가능하다.

양사 슬롯을 합친 뒤 다시 배치해 주 2~3회 운영하던 항공편을 매일 운항하는 편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천에서 출발해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하는 노선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 3회 운영 중이다. 통합 후에는 양사 기재와 슬롯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운항하는 데일리(Daily) 스케줄로 편성할 수 있다. 요일 상관 없이 언제든 출발할 수 있어 휴가와 출장 등 여행 일정을 편리하게 계획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규 노선 취항도 이전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이후 지금과 똑같은 항공편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항공기 소요 대수는 10% 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전에는 항공기 100편 중 100편이 모두 투입됐다면, 통합 이후에는 10편 가량의 여유편이 생긴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여력 기재를 활용해 신규 목적지에 취항하거나 인기 노선을 추가 편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해외 도시 간 연결편을 강화함으로써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 합리적인 노선 운영과 규모의 경제로 인한 원가 절감 등으로 한국의 항공 산업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라며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노선과 스케줄 선택의 폭이 넓어져 더욱 다양하고 편리하게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 여행 연결편 강화해 환승 수요 흡수… 인천공항을 동북아 제1의 허브 공항으로

소비자 니즈에 맞는 스케줄 다변화와 적극적인 신노선 개척은 해외 여행객들의 환승 수요를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이는 자체 수요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우리나라 공항, 특히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도 이어진다. 두바이와 네덜란드, 영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 국가들도 적극적인 환승객을 유치함으로써 글로벌 허브 공항으로 입지를 굳혔다.

우리나라 역시 지정학적 이점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환승 공항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환승객 수는 2024년 상반기에만 400만 명을 넘었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와 미주, 유럽 각국을 연결하는 최적지인 만큼 고객 편의에 맞춘 효율적인 시간대에 여객기 출·도착편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에는 효율적인 스케줄 배치로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환승객 숫자를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하는 국가들은 대체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춘 자국의 대형 항공사, 즉 플래그십 캐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항공이 그 역할을 한다.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은 물론 항공 동맹인 스카이팀(SkyTeam) 항공사들과 협업해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인한 메가 캐리어 탄생은 인천국제공항의 4단계 확장 구간 오픈 시점에 맞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이미 매출 세계 1위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은 발빠르게 아시아 허브 공항을 일본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옮겼다. 최근에는 인천~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직항 노선을 신설해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 최초로 델타항공 4대(애틀랜타,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 솔트레이크시티) 중심 허브를 모두 연결하는 공항으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이후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올해 9월 “두 회사가 합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잭폿이 터진 기분이었다”며 “델타항공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이후 대한항공의 다양한 항공편 스케줄과 노선 개발은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 제1의 허브 공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일단 인천으로 들어오는 환승객 숫자가 늘면 국내 저비용항공사에도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어 대한민국 항공 산업 전체를 견인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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