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데이터센터 붐…일자리 창출은 '글쎄'

2025-02-26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미국에서 데이터센터가 많이 건설되고 있지만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데이터센터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컴퓨터와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이를 운용하는 데는 극히 적은 사람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이들이 데이터센터가 일자리 창출의 큰 기회인 것처럼 선전하지만 단위 면적당 필요 인원은 매우 적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해 화제가 됐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첫 작품인 텍사스주 애빌린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현재 약 1천500명이 투입돼 있다.

그나마 건설인력이 이 정도이고, 완공 후에는 여기서 근무하는 정규직 인원이 약 100명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면적의 업무시설이나 공장, 창고 등과 비교할 때 일자리가 매우 적은 셈이다.

인근 지역에 지난 2021년 건설된 치즈 포장공장만 해도 500명이 고용돼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패트모스 호스팅의 존 존슨 사장은 "데이터센터는 단위 면적당 가장 적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불명예스러운 평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은 미국에 445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49개는 지금 건설 중이다.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주축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최소 20개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여기 들어가는 돈만 연간 수천억 달러에 달한다.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은 데이터센터가 고용에 큰 도움이 될 것처럼 얘기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발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프로젝트로 거의 즉시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도 "스타게이트가 수십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밝혔다.

시너지 리서치의 존 딘스데일 수석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는 건설에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리고 그 기간에 1천명 이상이 필요하지만 일단 완공되면 근무 인원은 100~200명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스타게이트가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만들려면 현재 계획보다 훨씬 더 커야 한다는 얘기다.

데이터센터 전문 짐 그레이스 변호사는 "데이터센터는 건설 시기에는 노동 집약적이지만 운영할 때는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오픈AI 대변인은 이와 관련, 스타게이트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에는 회사와 직원들이 지역사회에서 지출하는 돈으로 인해 간접적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내부에는 실제로 컴퓨터와 연결케이블만 가득하다.

전기기술자나 액체 냉각 시스템 관리자만 간혹 보인다. 물론 데이터 분석가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엔지니어, 보안 요원 등도 일한다.

데이터센터가 창출하는 일자리 계산 방법에 대한 논란도 많다.

그레이스 변호사는 데이터센터는 완공에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건설 일자리를 단기적으로만 계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딘스데일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 구축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은 종종 한 프로젝트에서 다른 프로젝트로 넘어가기 때문에 새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합>

국제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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