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나서자 코스피 반등... 불확실성 해소 인식
공수처, 집행 협조 재요청... "최 대행 결단 중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단 소식에, 코스피가 오전부터 큰 폭으로 올랐다.
2440선을 회복하더니 오후 1시쯤엔 2450선까지 올랐다가, 집행 무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폭 하락하며 2440선에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상승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꼽았다.
지난달 초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자금을 빠르게 회수하던 외국인들이 이날 체포영장 집행 소식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국면으로 인지했다는 것이다.
실제 외국인들은 4거래일 만에 '사자세'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8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400억원대를 사들였다.
◆ 최상목-이창용 나서자...환율 일단 주춤?
이날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환율도 1460선대를 보였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 종가(1466.6원)보다 1.8원 오른 1468.4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소식과 함께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이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헌법재판관 임명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절차가 속도를 붙게 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국무위원들을 향해 "고민 좀 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 인사차 기자실을 방문해 "최 권한대행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고, 우리 정부가 한동안 기능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강달러' 글로벌 추세...'정치 리스크' 해소가 관건
고환율은 달러 가치가 상승한 것과 동시에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강달러는 글로벌 추세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자국 우선주의, 보호 무역주의 경제정책을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미국 경기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동시에 원화 가치 자체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원화만 유독 약세를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정치적 불안과 함께 실물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강한 부분에 대해 경계감을 나타낼 필요 있다"고 덧붙였다.
◆ '경제수장' 최상목, 공수처 2차 요청에도 침묵 유지할까
앞서 공수처는 3일 대통령 경호처과 5시간30여분에 걸친 대치 끝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에 실패했다.
향후 재집행을 시도하더라도 경호처의 비슷한 저지가 이어지면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공수처는 4일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전자 공문을 보낸 상태다.
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서지 않게 해달라는 내용이다.
지난 1일에도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최 권한대행 측은 회신하지 않았다.
한 증시 전문가는 "대통령 권한대행이자 경제수장인 최상목의 결단이 중요한 시기"라며 "정부가 빨리 이 국면을 해결하는게 지금 직면하고 있는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위협받는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수색영장 유효기간인 오는 6일 자정 전까지 추가 집행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이마저도 여의치않다면 영장 재청구 절차를 밟는다는 입장이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