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조조정 총력…위기설 6개월만에 5조 마련

2025-05-27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린 지 6개월이 지났다. 현재 롯데그룹은 석유화학, 유통 등 주력 계열사들이 사업구조조정에 나서며 그룹 안정화와 제2의 도약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8일 데이터뉴스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가 최근 6개월여간 발표한 사업구조조정 내용을 분석한 결과, 국내·외 자회사 매각, 사업부문 및 생산설비 정리 등을 통해 약 5조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거나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롯데그룹이 채무 불이행(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루머가 나왔다. 롯데그룹은 곧바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롯데그룹은 11월 말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보강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한다고 발표하는 등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이후 롯데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수익성 강화 등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보유 지분·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동성 위기설의 원인이 된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파키스탄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판매 자회사 LCPL 지분 75.01%를 매각해 979억 원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자회사 LCI 지분을 활용해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통해 65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지난 3월 일본 소재기업 레조낙 지분을 2750억 원에 매각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애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 LCLA 지분을 활용해 6600억원 규모의 PRS를 체결했다.

호텔롯데는 롯데렌탈 매각을 통해 1조6000억 원을 확보한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지분 56.2%를 사모펀드 어피니티EP에 매각할 예정이다.

또 스위스 면세기업 아볼타 지분을 매각해 1576억 원을 마련하고, 산하 호텔 1곳을 매각해 2500억 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 잠원동 본사 부지 매각을 비롯해 1조 원 규모의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물산도 이천과 안성에 짓고 있는 물류센터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매각 예상 대금은 2000억 원이다.

또 코리아세븐이 ATM 사업을 매각해 6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고, 롯데웰푸드는 증평공장 매각에 이어 청주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등 비효율 점포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또 롯데유통사업군은 지난해 4분기에 15년 만에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다. 재평가 결과, 토지 장부가가 17조7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9조5000억 원 늘었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이 190.4%에서 128.6%로 낮아졌다.

롯데그룹은 이 같은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최근 6개월여간 롯데케미칼 약 1조7000 원, 호텔롯데 약 2조 원, 롯데건설 약 1조 원 등 5조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거나 확보할 예정으로 추정된다.

다만, 롯데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그룹이 글로벌 경기 둔화, 전방수요 부진, 불안정한 금융시장 여건에서 매각 성과에 다소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그룹 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방안 실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비금융 조정합산 순차입금은 2021년 27조9730억 원에서 2024년 41조8830억 원으로 14조 원 가까이 늘었다. 또 2021년에는 조정합산 영업이익(2조9300억 원)이 금융비용(1조1080억 원)보다 약 2.6배 컸지만, 지난해는 반대로 금융비용(2조3140억 원)이 영업이익(4090억 원)보다 약 5.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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