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만 vs 83만...웹드라마가 바꾼 5대 은행 '유튜브 지형'

2024-09-19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은행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전달하면서 미래 고객 확보에 지속적으로 힘쓰는 가운데, 은행 브랜드 충성도 가늠자인 유튜브 구독자 수에 유의미한 변동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21년 3월과 비교해 3년 6개월 동안 유튜브 구독자 수가 30만명 이상 늘어난 은행이 있는 반면, 20만명 증가에 그친 은행도 있다. 당시엔 메인채널 외에 서브채널도 운영하며 유튜브 제작에 열을 올린 은행들이 3년여 가 흐른 현재 서브채널 운영 열기가 떨어진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 어느 은행들이 지난 시간 동안 '유튜브 고객'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았을까.

◇곽튜브도 섭외...압도적 성장 '농협·우리' vs 30만 밑도는 '하나'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NH농협은행 유튜브 구독자 수가 9월 현재 기준 82.7만명으로 1등을 차지했다. 지난 2021년 3월 51.5만명이던 구독자 수는 3년 6개월 만에 31.2만명 증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80만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기록했다. 채널 운영 초기에 경쟁 은행과 달리 농가와 연계한 영상을 취급하는 등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에 집중해 구독자 확보에 나선 농협은행은 최근 은행 광고모델인 배우 변우석, 고윤정 광고 영상을 잇따라 올리며 조회수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일주일에 한두개 이상 영상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하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섭외'에도 진심이다. 3개월 전 인기 여행 유튜버 곽튜브가 출연한 '경상남도 합천 워크샵' 편은 은행 유튜브 영상으로선 이례적으로 조회수 199만회를 기록했다.

가장 도드라진 성장세를 보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 유튜브 구독자수는 현재 35.5만명으로, 3년 6개월 만에 32.8만명 대폭 늘었다. 당시 우리은행은 구독자 수 2.7만명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적었으나 급격한 성장에 40만명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채널이 성장했다. 은행 브랜드 충성도가 유튜브 구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으로선 지난 3년여 동안 이전보다 큰 팬심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웹드라마' '명동 부(富)테크' 등 콘텐츠를 다양화 한 점이 유튜브 고객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예적금, 퇴직연금 등 금융상품을 딱딱한 형식으로 풀어낸 이전 영상들은 조회수가 500회도 밑도는 반면, 스토리와 분석을 담은 시리즈 콘텐츠는 영상 공개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2만회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인채널은 확장됐지만 구독자 3.3만명을 보유한 서브채널 '웃튜브'는 2년 전 영상이 마지막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하나은행은 유튜브 구독자 수 현재 26만명으로,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3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 2021년 3월(6만명)과 비교하면 20만명 늘어났지만, 우리은행 약진에 5위로 밀려나게 됐다. 은행보다 하나금융그룹 유튜브 채널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이 집중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금융그룹 유튜브 구독자 수는 현재 75만명으로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많다. 그룹의 유튜브 채널명은 '하나TV'로, 하나은행 '브랜드 충성'을 가진 고객들은 하나TV를 은행 채널로 이해할 수도 있다.

◇엎치락뒤치락 '국민·신한'...비금융 연계 콘텐츠로 외연 확장

2011년 9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KB국민은행은 9월 기준 구독자 수 46.5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3년 6개월 만에 24.7만명 늘어난 것으로, 증가세만 보면 우리-농협은행에 이은 3위다. '삼일절 특별 영상: 나운규' '광복절 특별영상: 이육사' 등 은행 유튜브에서 보기 힘든 영상들을 한글, 영어 자막 두 가지 버전으로 지속 공유해 '의미'를 담아낸 점이 이목을 끈다.

국민은행은 구독자 수 28.7만명을 가진 서브채널 '별별TV'도 운영하고 있다. 합산할 경우 구독자 수는 75.1만명으로, 1등인 농협은행과의 격차가 7.6만명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다만 별별TV는 최신 콘텐츠가 8개월 전 업로드된 영상이다.

신한은행 유튜브는 현재 구독자 수 48만명으로, 지난 2021년 3월(25.6만명)보다 22.4만명 증가했다. 당시 국민은행과 4만명가량 차이가 났으나 그 격차를 1만명대로 대폭 줄였다. 신한은행 유튜브는 재테크 노하우 등 경제 지식을 담은 정보 콘텐츠에 주력해 왔으나, 최근 '지식인' 패널을 섭외해 금융의 경계를 확장하는 다양한 산업군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유명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신한은행 오건영 부장에게 코너 진행을 맡겨 팬덤 유입도 신경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브랜드 팬덤의 규모가 유튜브 구독자,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역으로 유튜브 등 비대면 콘텐츠를 통해 은행 팬덤이 형성되기도 한다"면서 "이에 광고 영상의 경우 TV 송출 못지않게 유튜브 버전을 더 신경 쓰고 있으며, 최근 들어선 새로운 시리즈 형식의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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