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는 것이 호국이다, 조계종 큰 어른, 성파스님

2025-05-01

부처님 오신 날(5월 5일 월요일)을 맞아 통도사와 관련한 다큐멘터리의 자료조사로 확보했던 영상 가운데 2024년에 진행했던 성파스님 인터뷰를 소개한다. 불교문화, 옻칠문화, 한국문화를 지켜나가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일이고, 한국 고유의 문화와 예술을 일상화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나와 우리와 내 조국을 지키는 일이라고 굳게 믿는 성자다. 말하자면 사람의 삶에 있어 그 근본이 인문이라고 웅변하는 것이다.

Q. 우리나라에서 옻칠화라고 하면 누구나 성파스님이 최고봉이고 선구자라고 말한다.

누가 잘 몰라서 그렇지.

우리나라에서 최고 오래된 옻칠 유산, 다호리 고분 출토 그릇

Q. 옻칠화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달라.

옻칠화보다도, 옻칠에 대한 걸 우리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문화유산 중에서 다호리(里) 고분에서 출토된 그릇에 옻칠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오래되었다. 시대적으로 낙랑 시대라 그래. 낙랑 시대의 옻칠 그릇이 지금도 출토해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 이 옻칠하는 것은 굉장히 내구성이 강하다.

그런 것이 있을 수가 있고, 그다음에 내가 옻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음식도 음식 문화를 하고 의복도 의복 문화를 하고, 분야마다 문화를 하는데 옻칠 문화…. 옻칠에 대해서도 만약 옻칠 문화라고 말을 붙인다면….

Q. 죄송합니다, 스님. 배터리 좀 갈겠습니다. 낙랑 시대 출토부터 다시 한번 가보겠습니다.

다호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이….

Q. 죄송합니다, 스님. 몇 개만 더 갈고 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낙랑 시대부터….

우리나라에서, 다호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옻칠한 그릇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옻칠 유물인데 그것은 낙랑 시대(의 것이) 출토(된) 거라고 한다. 우리가 통상 음식을 음식 문화라 하고 의복을 의복 문화라 할 때 옻칠도 하나의 문화라고 붙여야 하려나 안 되려나 모르지마는 옻칠 문화라고 하면은 불교계에서, 사찰에서 옻을 제일 많이 취급했다, 그런 것을 우리가 알 수가 있다.

왜 그러냐면은 전국에 사찰의 법당에 수미단(須彌壇 사찰 법당에 불상을 안치한 수미산 형상의 단)이라든지 이런 데는 전부 옻칠을 다 했거든. 그게 전국(단위)이니까 옻칠(한 물건)이 얼만가, 그게. 그리고 스님들의 밥 먹는 그릇을 발우(鉢盂)라 하는데, 발우에 전부, 목기에다 옻칠했다. 전국의 스님들마다 발우는 필수적으로 한 벌씩 다 가지거든. 그러면 그게 숫자가 얼마냐, 이거를.

옻칠한 흔적을 전부 더듬어 보면 불교계에서 옻칠을 다 했어. 궁중에 옻칠(한다고 해도) 궁중은 한 군데뿐이잖아. 사찰은 전국에 얼마나 많나. 민간에서는 문중에서 제사 지낼 때 제기로 쓰는 목기에 옻칠하고, 또 소반(小盤 작은 밥상)에 옻칠했고 그랬는데, 그것을 따지고 보면 그 숫자나 이런 것이, 양이 대부분 사찰에서 옻칠했거든.

그래서 아, 이 옻칠은, 이거는 정말 내가 불교계에 있으면서 아, 이건 참 옻칠 문화, 불교문화인데 내가 한번 고려해 봐야겠다,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전국에 옻칠 칠방은 사찰에서는 (통도사) 여기가 한 군데다.

한반도에서 옻칠 그릇은 사찰에서 가장 많이 썼고, 현재 옻칠 교육하는 사찰은 통도사가 유일

Q. 현재 전국 사찰 중에 옻칠 교육하는 곳은 이곳밖에 없다는 말씀이다.

그렇다. 교육도 하고 옻칠을 직접 하는 데는, 사찰 내에서 하는 데는 여기밖에 없거든. 이것을 이자(이제) 사찰에서만 할 게 아니고, 밖에서도 많이 지금도 하고 있다. 하고 있는데 특히 불교계에서는 아, 이 환경이 얼마나 좋은가? 이런 산천에서 이런 장소에서 옻칠을 하고, 또 그냥 옻칠보다도 요새는 공예적인 것도 있고 회화적인 거, 예술적인 거, 이런 것을 얼마든지 발전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데서 안 하면 어디서 하겠냐, 그런 생각이 들기 때문에 내가 옻칠을 시작했어. 너무나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혼자만 하고 있어가(있어서) 안 되겠다, 공유해야겠다, 그래서 여러분들하고 같이 하고 있다.

Q. 안에 작업하는 선생님들 말씀을 들어보니 올해 60명 정도가 수업을 받는다고 했다. 많은 인원인데, 이분들이 작업할 때 스님은 어떤 방식으로 지도하나?

내가 일일이 초등학생들처럼 그렇게 안 하고,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 수준이 있는 사람이더라. 그림을 좀 그렸던 사람들이고, 어디에 출품해 가지고 상도 받고 이런 화가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 또 특별히 그림을 안 그려봤다 하더라도 연령이나 사회 경륜이나 학업이나 이런 것을 상당히 (갖춘 사람들도 많고), 교수들도 많고.

그렇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처럼 안 가르치더라도 이 옻이라는 것이 어떤 거다, 물성이 어떤 거다, 이것을 어떻게 이용하는 거다, 이런 기초적인 것만 이야기해 주면 다 알아서 그림을 그리더라고. 아, 이거 참 괜찮겠다.

그리고 요새 대학생도 자꾸 줄어들고 학교가 좀 줄잖아. 근본 인구가 적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데. (옻칠화 교육은) 사회 교육 차원으로 볼 수가 있는데, 연령이 있는 사람들,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다른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이런 데 와서 자기 기능도 연마하고 시간도 보내고 취미 생활도 하고 예술도 하고 이러니까 굉장히 유익한 시간을 보내는 거라. 아, 이것은 정말 이 시대에 이 사회에 필요하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다.

어떤 분은 집에서 혼자 돼 가지고 조금 외로움도 느끼고, 사회 활동 (하기에)도 나이도 들고 하니까, (무슨 일을 하기에도) 여의치 않고 하니까 상당히 좀 고심하고. 이런 분들이 너무 혼자서 오래 있고 하면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고, 심지어는 다른 사고도 날 수도 있는데, 취미 생활하니까 얼마나 즐거워가지고, 그냥 (옻칠화 그리는) 날을 기다린다고 그래.

그런 걸 볼 때 아, 이거 참 좋은 일이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우리 문화재와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이 호국이자 국력

Q. 옻칠화 그리는 선생님들이 스님에 대해 말하길, 한국의 문화재와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이 호국이자 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의 문화와 예술, 불교의 문화·예술을 대하는 스님만의 생각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그거에 대한 생각이야 나는 철저하지. 왜 그러냐 하면은 지금 과학이 발달하고 경제가 발전하고 여러 가지 다 발달이 많이 됐는데, 우리가 옛날에는 못 먹어 배가 고파서 그렇지만 지금 먹을 게 많은 사람들, 부잣집의 자녀들이 왜 마약을 왜 맞나 이거라. 가난해서 먹을 게 없어 맞는 거 아니거든.

정신 문제라. 사람은 노력도 안 하고 이러면 자꾸 옆길로 가기 쉬워. 옆길로 가는 것이 결국 좋은 길이 아니거든. 우리나라 사람들이 (삶을) 건전하게 하려면은 그냥 말로가(말만으로) 건전하게 하라 캐도 안 되거든. 그러니까 무엇을 하나 손에 잡아야 되거든. 이걸 잡고 꾸준히 하게 되면은 거기서 마음을 붙여 가지고 다른 잡념을 안 먹고 좋게 되거든. 그래서 국력이 좋을수록 사회가 잘 살수록 문화와 예술이 없으면은 다른 사고가 생기는 거라.

나는 뭐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은, 정말 정치 차원에서 국민의 교육 차원에서 여러 가지 차원에서 볼 때 중간층이나 고급층이나 이런 상위 상류층, 연세가 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잡고 나날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거, 그것이 모이면 그게 국력이 되고, 국력이 되는 자체가 호국(護國)이거든.

벽극풍동(壁隙風動)하고,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 심극마침(心隙魔侵)이라,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魔)가 침범하고, 단체가 균열되면은 외침(外侵)이 들어오는 거라. 그렇기 때문에 (삶의 모든) 그런 것을 자꾸 경쟁으로만 하다가는, 계속 경쟁으로 하다가는 분열되기 쉬운 거라. 분열되면 어떻게 되느냐. 우환(憂患)이 생기는 거야, 우환이.

예를 들어서 조선 시대, 조선 말기에 분열이 그리 많았기 때문에 외침이 들어왔다, 이거. 외침이 들어가고 우리가 나라를 잃어버렸다, 이거라. 송두리째 잃어버린다. 나라도 잃고 땅도 잃고 모든 걸 다 잃고 사람까지 다 잃은 거라.

오죽해야, 예를 들어서 (일제강점기에 한국 사람인) 손기정,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 나가면 일본 선수로 나가지 조선 선수로 나갔나. 아이다. (우리) 청년들이 태평양 전쟁 때 군대에 가는데 일본군으로 갔지, 조선군으로 갔느냐 이거라. 나라가 없으면은 아무것도 없다니까. 사람도 없는 거라. 우리 (땅이 있고 얼이) 있어 봐야 (나라를 빼앗기면) 우리는 조선 사람 아니라요.

그래서 이런 것을 지켜야 되는데, 지키려면은 엉뚱한 짓을 하면 못 지키는 거라. 엄뚠짓(엉뚱한 짓) 하면, 예를 들어 집을 비워놓고 나가고 엄뚠짓 하면 집에 뭐 일이 생기잖아. 그러니까 자기 집을 지켜야 되고 자기 고향을 지켜야 되고 자기 나라를 지켜야 다음 사람들이 또 살 수가 있는 거지. 지키지 못하면 다음 사람들이 어떻게 사냐니까. 그래서 이 시대의 문화와 예술은 너무나 중요하다, 이거라. 밥 먹는 거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거라.

옻은 한국 등 동남아 중심으로 생산, 옻칠화를 K-예술로

Q. 큰스님께서 지금까지 문화·예술이나 아이디어를 많이 추진하고 실천해 왔다고 한다. 이제는 옻칠화를 케이(K)-예술로 구상 중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국가나 지역에서는 어떤 지원을 해야 할까?

그런 도움, 지원은 내가 아직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건 이야기할 수가 없고.

이 (옻칠화에 쓰이는 재료는) 옻이라는 식물인데, 이 식물의 껍질에 상처를 내가(내어) 진을 내거든. 일종의 수지(樹脂)라. 나무의 기름이라. 그것이 이 지구상에 우리 동남아 이쪽에만 나와. 첫째, 옻나무가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미얀마, 거기만 나오는 거라. 다른 데는 이 옻나무 자체가 없어.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이런 데 없고, 우리 아시아도 저 위로 올라가면 없고.

요 나오는 지역이 한계가 딱 되어가 있는데, 지금은 교통이 발달해가 어데 거라도 지구상에 다 유통이 되지만은, 워낙 옛날에는 다른 데는 없었기 때문에 옻칠 문화는 이 동남, 동아시아 문화라. 서양에는 없는 문화라요. 유럽에도 없고. 역사적으로 없었어.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의 특수성을 가진 건데. 이것이 또 꽃이, 독성인지 뭔지, 옻이 또 잘 오르거든. 오르면 굉장히 괴로워.

그래가 서양에서는 지금 독약으로 취급해. 와, 한번 (나무에) 올라가면 (옻이 올라서) 큰일 난 거로 해가 막. 그렇기 때문에 이거 옻 올랐는데 현재로는 바로 낫는 약이 없을 정도로. 그래서 이 지역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정도로 봐야 되거든. 그 외에는 (다른) 나라에는 지금 옻 생산도 안 되고 옻 문화가 없거든.

주로 중국이 인구가 많고 생산도 많이 되기 때문에, 중국에는 옻칠 인구가 제일 많아. 일본도 많고. 한국이 제일 적은 편이다. 우리 삼국 중에서 그 역사는 우리가 오래됐지마는 그동안에 양이나 이런 것이 좀 적고, 현재 (옻 작업)하고 있는 사람들도 제일 적어, (옻 예술) 인구가. 옻칠은 일본이 자기들은 세계에서 제일이라고 자부하고 있거든. 실제로 많이 하고 있고. 일본을 갖다가 재팬(Japan)이라고 하는데, 그게 영어로 옻칠하다, 라는 말이라고 하더라.

재팬(Japan)이란 말이 일본 국호가 아니거든. (※일본 공식 국호는 일본국(日本國)) 아니지만은 국호의 별명이라 그렇지만은, 재팬(Japan)이라 하면 아, 일본이라는 걸 알 수가 있고. 차이나(China)라 카면은 중국이지만은, 자기 나라 하면 중국이다 하는 걸 알 수가 있는 그런 국호의 별명일 정도로, 그 정도로 중국에서는 우리는 도자기의 나라다. 일본에서 우리는 옻칠의 나라다, 할 정도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만큼 국토가 좁고 인구도 적고 양이 적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안 되더라도 굉장히 우리가 역사가 오래되고 우리나라 옻칠 문화도 굉장하다. 그래서 고려시대 옻칠 문화는 지금 일본에 가 있는 것도 전부 다 일본 국보거든. 일본 국보가 될 정도로 우리나라 옻칠 문화의 수준이 옛날에는 상당히 높았어. 세계적이라.

그러면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케이-문화가 뜨고 있는데, 이 옻칠로 가지고 옛날에는 그릇에 칠했다, 이 정도가 아니고, 이것을 이용해 가지고 얼마든지 우수한, 수준 높은 예술을 해낼 수 있다, 이래 보고 있기 때문에 이거 하면은, 우리가 특히 이 미술·예술을 이거는 앞으로 희망, 기대할 수 있다, 이래 볼 수가 있거든.

Q. 곧 스님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큰 전시회가 열린다고 들었다. 날짜와 장소, 그리고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금년 추석 연휴 끝나고 9월 27일 날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가 있다. 기간은 한 달 반 동안. 11월 중순까지. 주로 옻칠 작업한 것이 나온다.

Q. 뒤의 큰 작품들, 전시 작품인가?

다는 아니고 여기서 한두 점 정도 생각하고 있다.

옻칠화는 세상의 모든 재료와 융복합이 가능한 창의력이 우수한 재료

Q. 마지막으로, 옻칠화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나 이러한 우리의 문화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짧은 말씀 부탁드린다.

옻칠화는 단순히 (옻칠을) 물감(인 양) 정도로 해가(해서) 그림을 그린다, 이것보다도 여러 재료를 혼용·복합으로 쓸 수가 있다. 왜 그러냐. 점력이 첫째, 굉장하다, 점력이. 그래서 뭐든지 옻은 뭐 갖다 붙이면 돌에도 붙고 나무에도 붙고 막 다 붙는다. 붙고, 유리에만 잘 안 붙어. 근데 유리에도 요새는 붙는 기술이 있다고 하는데 그거는 나는 잘 모르겠고. 그래서 이 옻으로 이용하는 것은 여기에 다른 물질을 전부 병용(倂用)을 할 수가 있어. 그래서 옻칠은 이거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연구·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렇게 본다.

보기 때문에 이거 정말 앞으로, 유럽이나 아메리카 이런 데 남북 아메리카나 이런 데는 옻이 성하지 않으니까 이때 우리가 한국 문화를, 케이-문화를 세계에서 많이 하니까 그때를 타 가지고 옻칠 문화도 좀 같이 태울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전부 자발적으로. 우리가 꼭 옻칠을 배우러 오라, 이렇게 모집한 것도 아니고, 전부 자발적으로 옆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가지고 오거든. 이것은 꼭 우리가 여기서 해야 된다는 것보다도 부산이나 울산이나 서울이나 어디든지 간에 이걸 많이 확산시키면 이것이 우리의 전통문화이기도 하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도 되고, 보존하는 것도 되고, 미래 지향적인 발전도 시킬 수 있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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