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참수 발언’ 中총영사 행사 사실상 보이콧···“소통은 계속”

2025-11-21

일본 집권 자민당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향해 ‘목을 벨 것’이라는 극언을 SNS에 게시했던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주최하는 행사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했다.

2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다카기 게이 외교부회장은 전날 당내 회의에서 당 본부가 각 광역지자체 지부 연합회에 총영사관 행사 참석 자제를 요청했다고 보고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하자 쉐 총영사는 SNS에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해당 글은 일본 정부 항의 등으로 삭제됐지만, 외교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본 내에서 잇따랐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쉐 총영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으나 자민당은 이날 회의에서 강제 추방을 논의하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사태를 냉정하게 지켜보며 중·일 간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기 회장은 “문제가 있을 때일수록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쉐 총영사 문제를 제기하며 자진 출국을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은 일본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응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중국의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이후 양국 간 인적·문화 교류와 항공편 운항도 잇따라 흔들리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이 이달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일본행 항공편을 감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오사카 노선 CA163편은 매일 운항에서 금·토요일만 운항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항공사 측은 기재 사정을 이유로 들었으나 여행 자제령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문화 교류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기업의 중국 투자를 지원하는 ‘일·중투자촉진기구’가 25일 예정했던 베이징 회담이 중국 측 요청으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일부 일본 음악가들의 중국 공연도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취소됐으며, 오키나와현 교육위원회는 고교생 20여 명의 상하이 파견 프로그램을 중국 측 사정으로 중단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 발언이 한‧중‧일 협력 분위기를 해쳤다고 주장한 데 대해 “문화 교류를 포함한 인적 교류를 위축시키는 듯한 발언은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진하는 데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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