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신년사서 "역행 정책에 '제2의 의료사태' 우려"

2025-12-31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31일 "의료 정상화를 향해 가야 할 길이 먼 와중에 오히려 역행하는 잘못된 정책·제도가 '제2의 의료사태'를 우려하게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2026년 신년사'에서 "정부와 국회에서 추진하는 여러 정책으로 인해 의료계가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 불합리한 관리급여 지정, 수급 불안정 의약품 문제,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시도, 성급한 의대 신설 논의 등 의료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정책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일차의료의 생존을 위협하고 의사에게 부여된 처방권과 진료권을 침해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최근 추진 중인 정책들을 일컬어 "의료법이 규정하는 면허 범위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심각한 개악"이라고도 꼬집었다.

김 회장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정부와 국회가 일방적으로 내놓은 방안들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며 "고질적인 저수가, 과도한 업무강도, 반복되는 사법 리스크,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로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잘못된 정책이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보건의료체계를 무너뜨리는 악법, 악제도와 싸우는 의사들의 충정을 국민 여러분께서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전대미문의 의정사태 긴 터널을 지나 전공의와 의대생이 현장에 복귀하며 회복의 서막을 열었고, 붕괴된 의료체계를 온전히 재건하기까지 5∼10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난 의료농단의 뼈아픈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의료를 정치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한 올바른 정책을 의협과 함께 설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는 전날 2040년에 부족한 의사수가 최대 약 1만1000명 수준일 것이라는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던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재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은 추계위의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1월부터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규모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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