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마사회의 수의학 분야 연구가 세계적 수준임이 입증됐다.
한국마사회는 최윤기 수의사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팀 파킨 교수가 공동 연구한 '한국 경주마의 천지굴건 질환(SDF tendinopathy)의 위험 요인' 연구가 말수의학분야 세계최고권위 학술지인, 영국수의학회 발간 'Equine Veterinary Journal'에 게재됐다고 17일 밝혔다.
천지굴건부상은 경주마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로, 경주마 은퇴의 주요 원인이다.
이번 연구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훈련한 경주마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를 통해 천지굴건부상의 위험 요인을 통계적으로 규명했다.
연구 결과, 고강도(습보)훈련보다 실제 경주나 주행심사 후에 천지굴건부상이 진단될 가능성이 11배 높았으며, 낮은 등급(6등급‧신마)의 말이 높은 등급의 말보다 부상 위험이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60일 동안 고강도(습보)훈련일이 적거나, 최근 180일 동안 중강도(구보)훈련일이 상대적으로 많은 경우, 또는 1년 내에 90일 이상 휴양경험이 있었던 경우 부상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경주에 출전하는 말이 최근에 고강도(습보)훈련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장기간 휴양의 경험이 있는 경우, 그 원인이 건 질환 초기 증상으로 인한 것인지 사전에 면밀히 조사하는 것이 치명적 부상 예방의 핵심임을 시사한다.
해외 연구결과에서도 기왕증이 있는 말에게 치명적 천지굴건부상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되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최윤기 수의사는 "이번 연구는 실증적 데이터에 기반해 한국 경마 환경에서 경주마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의 위험 요인을 최초로 규명한 것으로, 국제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는 단순히 학술적 성과를 넘어 실제 경주마 관리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 지식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국내 말산업 전담 기관으로서 수년간 말수의학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본 연구와 같은 과학적 근거 기반 연구를 통해 말의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 기술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이상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