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왜, 어둠에 취약할까

2024-10-18

“아이고 침침해. 뭐가 보여야 주문하지?” 어두컴컴한 불빛 아래서 한참 동안 메뉴판을 보던 친구는 결국 스마트폰의 손전등 기능을 켜며 구시렁거렸다. 식당뿐만 아니다. 영화관에서 객석을 찾아가거나 밖으로 나오려면 혹시 계단이 안 보여 넘어질까 조바심이 난다. 야간 운전을 한 날에는 피곤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왜 어둠에 취약할까?

중앙안과 이재빈 안과전문의에 의하면, 노화가 진행되면서 빛을 감지하는 망막의 간상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수정체가 혼탁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도의 변화에 따라 물체 인식이 걱정될 정도로 어렵다면, 백내장과 같은 안과 질환이나 비타민 A 결핍 등을 의심해볼 만하다.

어두운 레스토랑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썩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디파얀 비스와스 교수팀은 남녀노소 모두 어두운 곳에서 주문하는 경우, 밝은 곳에 비해 건강에 이롭지 못한 메뉴를 선택하고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심리적으로 어둠은 감정과 사고를 부정적으로 만들고, 장기간 낮은 조도의 환경에 방치되면 우울증 발병의 위험성이 커진다. 로맨틱한 분위기도 중요하겠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면 밝은 환경이 필요하다. 노인만을 위한 나라, 아니 식당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좀 밝게 해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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