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부토건 주가조작 기반이 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서 웰바이오텍 측이 “삼부토건 측과 한 몸으로 움직였다”는 당시 포럼 참석자의 증언이 나왔다. 웰바이오텍은 이 포럼 이후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5배 이상 급등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13일 이 포럼에 참석한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의 관계 등을 캐물었다.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했던 A씨는 이날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와 구 전 대표가 현지에서 계속 같이 다녔고, 비행기도 같이 탔다”며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측과) MOU를 체결하는 곳에도 구 전 대표가 옆자리에 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포럼 마지막에 우크라이나 측과 MOU 체결식이 있었는데, 이 전 대표와 구 전 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다른 회의실에서 별도로 MOU를 체결한 것으로 A씨는 기억했다. 당시 삼부토건은 웰바이오텍과 함께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기업과 MOU를 체결했다고 공개했다. A씨는 “(나이가 더 많은) 이 전 대표가 구 전 대표에게 굉장히 깍듯이 대했다”고도 했다. 특검은 앞서 삼부토건 측에서 이 포럼에 참석한 이 전 대표와 황모씨를 소환조사했다.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으로 엮여있다. 이일준 회장이 2023년 2월 디와이디를 통해 삼부토건을 인수했는데, 주가조작 전력이 있는 이기훈 웰바이오텍 회장 겸 삼부토건 부회장이 여기에 관여했다. 웰바이오텍도 이일준 회장이 최대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기훈 회장과 구 전 대표는 이일준 회장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웰바이오텍은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한 포럼 열흘 전 포럼을 주최한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양용호 회장과 이사 한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웰바이오텍은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023년 5월부터 그해 말까지 3번에 걸쳐 기존 주식의 16%에 이르는 1529만주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는데, 이를 통한 예상수익은 37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당시 행사가 처음 기획 의도였던 ‘우크라이나 구호’와는 다르게 진행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머릿수 좀 채워달라’는 부탁을 받고 참석했을 정도로 작은 행사로 준비된 걸로 아는데, 가보니 원 전 장관도 오고 공기업들이 세션 발표를 하는 등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삼부와 웰바이오텍 참석자들이) 해외 업무를 전혀 몰라서 느낌이 싸했다. 삼부토건을 위한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